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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상대 있어야 장수한다/장수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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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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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셀린 밴드에이드 지프 랜드로버… 한 기업의 제품 상표로 출발한 이 이름들은 이제 상품 자체를 가리키는 말들이 됐다. 산업화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도 아직 이같은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상표들이 적지 않다. 가구 식품 전자제품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품목들 가운데 「장수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들을 묶어봤다.<편집자주> ◎미원·남양분유·새우깡/만만찮은 도전자와 싸우며/최고브랜드로 자리매김

「경쟁없는 장수식품은 없다」

오랫동안 시장을 선도하는 장수브랜드 제품은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제품들이다.

특히 조석석개(朝變夕改)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춰야 하는 식품분야에서는 「정글의 법칙」을 방불케할 만큼 철저한 생존경쟁이 펼쳐진다.

■미원은 미풍이라는 만만치않은 경쟁상대가 없었다면 요즘같은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업화 역사가 길지않은 한국경제에서 철저한 자본주의식 제품경쟁이 벌어진 최초의 사례는 60년대와 70년대를 걸쳐 벌어졌던 미원과 미풍의 조미료 전쟁이었다.

조미료전쟁은 삼성그룹이 63년 원영산업을 인수, 미풍이라는 브랜드로 조미료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원에 비해 절대약세였던 미풍을 일으키기 위해 삼성그룹은 막강한 자본력을 동원, 반격에 나섰다.

70년대 조미료 봉투 5장을 모아오면 스웨터와 금반지를 나눠주던 파격적 경품행사는 요즘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치열했다. 어쨌든 미풍을 앞세운 삼성의 반격은 미원의 성공적 수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도리어 조미료시장에서 미원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양분유 역시 후발 경쟁사와의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다. 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7년뒤 새로운 경쟁사의 출현으로 1차 경쟁기를 거쳤고 87년에는 고가전략을 펼친 또다른 후발주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분유의 경우 한번 선택한 제품은 쉽게 바꾸지 못하지만 독점이나 다름없던 시장에 제2, 제3의 후발주자가 상륙하는 위기를 남양분유는 장수상품으로 자리잡는 기회로 만든 것이다.

■새우깡도 유사상품과 소송을 치룰만큼 장수상품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험난한 경쟁을 치뤄야 했다. 한국경제가 흑자를 보였던 86년. 새우깡은 비슷한 이름의 스낵이 마구 쏟아져 나와 고전하기 시작했다. 새우깡의 판매량을 뒤엎을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새우깡의 이미지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농심은 그해 9월 「부정경쟁행위 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민사지법에 내 승소했고, 그 결과 모든 모방제품이 전량 수거돼 폐기처분되는 일대소동이 벌어졌다.<조철환 기자>

◎장수식품 기록 ‘눈에 띄네’

새해를 맞는 첫날 아침이나, 나라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때 화제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100세이상의 장수 노인들이다. 마찬가지로 20∼30년이상 건재하는 장수브랜드들은 명성에 걸맞은 각종 기록을 양산하게 된다. 새우깡 남양분유 미원 등 장수식품들도 눈에 띄는 각종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총 판매량 47억 봉지

새우깡은 판매역사 자체가 기록일만큼 다양한 이색기록을 갖고 있다. 우선 상상을 초월하는 생산량. 71년 첫해 생산량은 618만봉지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72년에는 20배가 늘어난 1,275만봉지, 26년뒤인 지난해에는 연간 2억봉지가 팔려나갔다. 그동안 팔려나간 새우깡은 총 47억봉지이며 이를 일렬로 세워 놓으면 해발 8,848m인 에베레스트산의 13만2,800배에 달한다.

○80㎏ 1,200만섬꼴 생산

미원은 발매첫해인 56년 연간 6톤이 생산되었는데 이듬해부터 생산량이 두배씩 늘어났다. 결국 40년동안 생산능력은 1만배가 증가했는데 96년까지 생산된 미원은 90만톤에 달했다. 이를 80㎏ 쌀 가마니로 환산하면 1,200만섬이 된다. 미원은 또 해외플랜트 수출 1호의 기록도 갖고 있는데 전세계 주부들이 사용하는 조미료의 4개중 1개는 미원이다.

○공장터가 금광터 ‘명당’

남양유업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최고경영자의 창업일화가 눈길을 끈다. 남양유업의 3개 공장중 제일먼저 문을 연 천안공장은 당초 금광터였는데 주민들사이에서는 「명당」이라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남양유업이 지금같이 크게 번창하게 된 것은 지력이 한 몫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64년 갓 태어난 중소기업이 34년만에 종업원 2,800명 매출액 5,300억원의 국내최대 민간유가공업체로 자라난 믿기지 않는 성장기록을 최대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조철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의 여파로 복사기 업계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규모 축소나 직원감축이 잇따르면서 복사기 등 사무기기 수요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복사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은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신도리코나 롯데캐논 등 몇몇 회사는 기술력에다 IMF형 판매전략으로 좋은 매출성과를 올리고 있다. 신도리코는 개인용 복사기 판매로, 롯데캐논은 드럼 등 소모품의 고품질 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도리코/초소형 복사기 마이카피 월 1만대 수출

신도리코는 전세계 수출형으로 내놓은 초소형 개인복사기 마이카피를 올해 5월부터 국내 판매하고 있다. 신도리코는 지난해 이 복사기를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 36만대(2억달러 규모) 수출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1만대 규모로 수출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마이카피는 분당 복사 속도가 8장(A4 기준)인 소형 복사기.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전 공정을 신도리코 자체기술로 개발한 것은 물론 복사기에 들어가는 드럼이나 토너 등 부품까지 직접 생산, 공급하고 있다.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바로 복사할 수 있는 초소형이어서 별도의 사무공간이 필요없는데다 기존의 소형복사기들이 원고대가 이동하는 방식을 채택, 설치 면적을 크게 차지하는데 비해 고정식으로 설계되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토너­드럼 분리방식으로 유지비용이 동급 최저 수준이고 줌기능을 채용, 확대 축소가 자유롭다. 80만원대의 저가 전략도 시장을 넓히는데 한몫하고 있다. 6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복사기를 생산한 신도리코는 국내 최초 독자설계 복사기 개발(91년), 세계 최초 걸림 자동제거복사기 생산(94년) 등에 바탕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롯데캐논/드럼·토너 등 고품질제품 사용 ‘차별화’

롯데캐논이 고속복사기에 사용하는 드럼은 아몰퍼스­실리콘(A­Si)드럼. 소모성 부품인 드럼의 수명을 좌우하는 코팅을 특수 재질로 해 다른 복사기에 비해 수명이 20배 이상 길다. A­Si드럼은 300만장까지 복사할 수 있지만 일반 드럼을 사용할 경우 15만∼25만장 정도 복사가 고작이라고 롯데캐논은 설명했다.

자성을 띤 미립자 토너를 사용하는 것도 롯데캐논 제품의 특징이다. 일반 토너의 경우 자성이 없기 때문에 이를 만들어 주는 정착제를 따로 붙여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롯데캐논은 밝혔다.

롯데캐논은 85년에 일본 캐논사와 롯데그룹이 50대 50 합작으로 만든 회사. 캐논사의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아 세계적인 수준의 고급 복사기를 생산하고 있다. 복사기는 물론 팩시밀리 버블젯프린터 등도 함께 생산한다. 지난해에는 국립기술품질원이 주관한 「품질경쟁력 우수 100대 기업」에 뽑혀 기술력을 공인 받았다.<김범수 기자>

◎프라이드/87년 출시후 국내외 150만대 팔려

「문:기아자동차가 위기를 맞은 이유는?」「답:프라이드처럼 차를 너무 단단하게 만들어 새 차가 안 팔려서」

기아자동차 직원들이 즐겨 화제에 올리는 이같은 유머가 억지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프라이드는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아 왔다. 자동차산업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 「장수」의 반열에 들었다고 할 수 있는 자동차는 「프라이드」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87년 국내외 시판을 시작한 프라이드는 지난달말까지 총 150만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80만대가 수출돼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이후 7년동안은 매년 20%이상의 놀라운 판매성장률을 보였고, 절정기였던 92년에는 월평균 9,400대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장년기를 지나 장수기에 접어든 프라이드는 이제 내수보다는 수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프라이드 왜건이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라이드 영」역시 경차보다 싼 가격대를 무기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겨냥하고 있다.

◎죽염치약/출시 즉시 히트상품 반열… 1위 고수

「대나무와 소금으로 외세를 막아낸 치약」

유통시장 개방으로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 각 분야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유독 치약시장만은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이를 마케팅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이 개발한 죽염치약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죽염치약은 민간전래의 비법을 제품화에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통한다. 죽염이란 3∼5년생 왕대나무에 살균 소염 지혈의 효과가 있는 천일염을 넣어 황토로 봉한뒤 섭씨 1,000∼1,500도에서 소나무와 송진으로 9번 가열시키는 민족의 전통비방. 죽염치약은 국내최초의 한방치약이라는 호기심적 측면과 우수한 제품력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92년 4월 출시하자마자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94년부터는 치약시장 1위로 올라선 뒤 4년동안 한번도 1위자리를 놓치지 않았는데 지난해의 경우 연간 2,700만개 315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삐콤씨/수험생·환자 등 ‘비타민의 대명사’

수험생을 둔 부모들에겐 자녀들의 건강이 염려스런 입시철이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가장 큰 적(敵)은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 특히 비타민 섭취가 부족할 경우 피로감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비타민은 충분한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비타민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영양제로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삐콤씨는 현대인의 건강에 필수요소인 비타민 B군(群) 및 비타민 C의 이상적인 배합으로 조제돼 있다. 성분 보강으로 비타민 함량도 12배나 증강돼 섭취효과도 빠르다. 감기 영양불량 병후나 산후 조리에도 좋고 피부미용 효과도 있다. 신경통과 관절통 치료,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돼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복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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