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추진 반대” 66%/비디오태풍 예상밖 ‘미풍’/전날보다 되레 6% 상승 민주 “안도” 공화 “실망”/한숨돌린 백악관측 공세전환 가능성워싱턴 정가를 또한번 휩쓸 것으로 예상됐던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증언 테이프 공개는 태풍에 못미치는 「아열대성 고기압」에 그치고 말았다.
미 언론들은 21일 『각 TV가 앞다투어 증언 테이프를 방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리히터 지진계를 흔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쪽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피해가 적은 것에 안도하는 반면, 공화당쪽에서는 기대만큼의 공세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 실망하는 분위기다.
CNN과 유에스에이 투데이지가 공개 방영이 끝난 후 성인 631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오차 한계 4%) 66%가 의회의 탄핵 추진에 반대, 전날의 60%에 비교해 거꾸로 클린턴에게 유리한 국면이 됐다. 반면 클린턴에 대한 지지도는 63%를 기록했던 닷새 전 조사에 비해 3% 포인트 떨어졌다.
미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클린턴 지지자들은 테이프 내용을 시청한 뒤 더욱 클린턴을 동정하는 입장을 굳혔고 그를 반대하는 사람은 클린턴의 교활한 말장난에 더 큰 혐오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뉴욕의 증권시장에서도 테이프 공개가 시작된 이후 다우존스 주가가 184포인트나 급락했으나 네시간 뒤 테이프 공개가 끝날 무렵에는 『큰 게 터질 줄 알았는데 별게 없다』는 안도감으로 오히려 37포인트가 오른 시세로 종장했다.
이에 따라 민주·공화 양당의 반응도 엇갈리게 나타났다. 우선 11월의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했던 민주당 진영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는데 테이프에 비친 대통령의 모습은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었다.
일부에서는 특별검사팀의 신문을 받는 클린턴의 모습을 이란콘트라 사건때 의회 청문회 석상에 불려 나왔던 올리버 노스 중령과 비교하며 『소신대로 잘 말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공화당쪽에서는 테이프 공개로 인해 클린턴의 탄핵이 한걸음 다가온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적인 치명타를 가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전개에 편승, 백악관측도 즉각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마이크 매커리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의 행위가 탄핵발의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모든 사람에게 보다 분명하게 전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 참모진은 『대세를 뒤집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공감대 속에 클린턴이 보여줄 새로운 카드를 찾기에 분주하다. 현재 참모들 사이에서는 클린턴이 직접 의회에 나가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는 정면돌파, 아니면 의회의 견책을 기꺼이 수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르윈스키 “클린턴은 내情夫”/추가공개 관련문서서 “영원한 사랑” 戀情고백
클린턴 대통령의 연방대배심 증언 테이프와 함께 추가로 공개된 르윈스키 증언 관련 문서는 대통령에 대한 그의 생각과 감정을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르윈스키는 대통령에게 「센티멘털한 감정」으로 완전히 빠져 있었다.
르윈스키는 때로 증언하기를 꺼리기도 했지만 곤혹스런 사적인 질문에도 망설이지 않고 확실한 「예스」로 답했다. 르윈스키는 두사람의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질 때까지는 클린턴을 「정부(情夫·sexual soulmate)」로 여겼다.
그는 지난해 6월 대통령에게 전한 쪽지에 『나는 폐기처분될 것이고, 이미 사용이 끝났고,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고 고통스럽게 썼다.
8월20일 연방대배심에서 클린턴과의 관계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다소 집착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사랑, 아니 확실히 사랑』이라고 규정했다. 르윈스키는 클린턴을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자신의 수첩에 해당 날짜를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그는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으며 그가 나를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한 편지에서는 『빌,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고 애정을 고백했다. 르윈스키는 또 클린턴이 자신과의 관계를 부인토록 요구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그를 항상 보호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영원한」 사랑의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문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말은 『당신은 너무 멋지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다.<워싱턴 upi="연합">워싱턴>
◎클린턴 “유혹은 못 참아”/“40세전 수백명 여자와 관계”/르윈스키,증언록서 언급
『주변의 여성을 향한 성적 유혹을 견뎌내기가 정말 어렵다』
클린턴 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에게 이렇게 고백한 것으로 21일 공개된 스타 보고서의 르윈스키 증언록에 나왔다.
연방대배심과 수사관의 조사 과정에서 르윈스키는 『지난해 5월24일 클린턴 대통령이 나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던 날 그는 「마흔살이 되기 전까지 수백명의 여자와 함께 했으며 그 이후 너를 만나기 전까지는 결혼생활에 충실해 왔다」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르윈스키는 또 『클린턴 대통령은 토요일밤이면 성적 유혹에 굴복했다가 일요일 아침 교회에 가서 회개하는 식의 생활을 살아왔다』며 『비록 자신이 「성적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매일매일을 성적 유혹과 싸우며 살았다』고 말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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