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잃지 않은 아들이 고맙다”『이젠 세상에 아무것도 부끄러울 것이 없어요. 우리 종준이 뒷바라지를 하면서 안해본 일이 없거든요』
21일 서울여의도 63빌딩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전국장애인 부모대회에서 정신지체부문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한 문갑순(文甲順·55·서울 마포구 도화2동)씨는 지난 20여년간 장애인의 어머니로 겪은 어려움을 모두 씻어버린듯 환한 표정을 지었다.
문씨의 맏아들 배종준(裵鍾濬·24)씨는 선천성 지체장애인. 『태어난 날부터 3일간 무섭게 울어대던 아이가 어느 날 울음을 그치더군요. 그 이후로 전혀 움직이질 않았어요』
74년 남편 배태영(裵泰榮·58)씨가 사업에 실패, 월세 2만원짜리 단칸방신세에 치료비는 엄두도 못낼 형편이었다. 96년에는 남편마저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마비가 됐다. 그러나 문씨는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아들의 재활치료에 나섰다. 방바닥에 쌀을 깔고 아들의 굳은 손에 쉴새없이 쌀을 쥐어주길 6년. 배씨는 불안하나마 손을 놀리고 두발로 일어설 수 있었다. 배씨의 누나(30)와 남동생(21)도 배씨의 재활을 적극 도왔다.
82년 배씨가 초등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됐으나 감히 특수학교에 진학시킬 수가 없었다. 아무 편의시설도 없는 일반학교에 진학시킨 뒤 고등학교를 마칠때까지 12년간 하루도 결석하지 않고 아들과 함께 등·하교를 함께 했다.
배씨는 고교 졸업후 서울 서부장애자복지관에서 핀셋과 노트등 문구류를 제작하는 수공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직 언어장애가 있지만 글쓰기는 완벽하게 구사하고 13년간 배운 주산솜씨도 수준급이다.
문씨는 『장애자체보다 아들이 스스로를 장애인으로 생각할까봐 더 큰 걱정이었다』며 『스스로 노력해준게 고마울 뿐』이라며 오히려 아들에게 고마워 했다.<이주훈 기자>이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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