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MBC 수목극 ‘수줍은 연인’(TV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MBC 수목극 ‘수줍은 연인’(TV평)

입력
1998.09.22 00:00
0 0

◎“만일 나라면…” 사색이 깃든 드라마/평범한 삶들 뒤죽박죽 만들어 시청자 고민참여 유도에 성공16, 17일 제1, 2회가 방영된 MBC 20부작 수목드라마 「수줍은 연인」(극본 주찬옥, 연출 최창욱)은 오랜만에 맛보는 작가주의 드라마였다. 주제 부각을 위한 뚜렷하고 일관된 스토리 전개,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 유형의 창조, 시청자들을 고민케 하는 진지한 질문 등 여러 면에서 한없이 가벼운 요즘 드라마와 달랐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두 딸의 이야기인 이 드라마는 우선 아들 명일(감우성)에 초점을 맞췄다. 약혼식을 앞두고 친구의 동거녀 영선(심혜진)에게 빠져든 명일을 통해, 낯설고 이질적인 세계가 어떻게 한 모범생을 유혹하고 파멸로 이끄는 지 추적하고 있다. 『바로 당신의 경우라면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겠는가』라고 드라마는 묻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내심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홀로 된 아버지(주현)와 누나 명원(김서라)의 「흔들림」인 것같다. 아내와 사별한 50대 후반의 아버지가 느끼는 삶의 공허함. 그래서 아버지는 밤늦은 시간에 대문을 고치고, 홀로 맥주를 마시고, 요리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30대 초반 두 아이의 엄마인 명원 역시 흔들리고 있다. 남편과 사별한 명원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시어머니의 신세한탄과 어지럽혀진 집안뿐이다. 대낮에 만난 건장한 체육교사(차승원)는 그에게 피곤한 삶의 도피처이다.

결국 드라마는 평범한 주인공들의 삶을 사정없이 뒤흔듦으로써 시청자들을 고민케 하는 데 성공했다. 20대 초반 막내딸 명화(박채림)의 에피소드가 다소 산만하지만, 『바로 당신이라면?』이라는 작가 주찬옥의 도발적 질문은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상당한 여운을 갖게 한다.<김관명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