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채권도 처분 “美 경제 하락 예고”미 투자자문사인 버크셔 하더웨이의 워런 뷔펫 회장은 미 월스트리트 투자가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이다. 그가 매년 3, 4월 발표하는 미국의 건전기업 목록, 이른바 「뷔펫 리스트」는 투자가들이 금지옥엽처럼 받드는 참고서이다. 또 그가 참석하는 하더웨이사의 주총에는 항상 1만여명이 운집해 그의 「교시」를 경청한다. 이런 뷔펫이 지금 「돈방석」을 깔고 앉아 있다. 돈을 굴릴수록 이익을 내는 그가, 그것도 사상최고액인 90억달러를 현금으로 그냥 놀리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우량기업에 대한 장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그가 보유 주식을 거의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분 목록중에는 미 재무부 채권도 들어있다. 투자의 선생님이 돈을 회수했다는 것은 미 경제의 하락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요즘 미 증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아시아에서 중남미까지 번진 금융위기가 외곽을 때리는 가운데 내부로부터는 8년 호황의 끝을 알리는 「디플레이션」의 징후가 짙어지고 있다. 게다가 빌 클린턴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커지며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7월17일 9,33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다우존스 지수는 두달간 15%나 빠졌지만 5%정도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뷔펫 회장은 미 경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않기로 유명하다. 16일 네바다주 오마하에서 열린 주총에서 그는 『우리는 시장이 바닥일 때 이익을 냈다』고 선문답했다. 대신 『내년 주총때는 이정도 현금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격은 예상되지만 건실한 경제기조 덕에 곧 회복세에 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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