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사업으로 북한이 1년에 벌어들일 돈은 대략 1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최근 북한은 장전항 인근지역 부대공사에 들어간 돈을 남측이 부담해야 한다며 1인당 300달러로 합의한 관광객 입북비용 상향조정까지 들먹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비용문제는 완전 타결됐다며 이제는 배띄우는 일만 남았다는 식의 낙관론을 고집해 왔다.정부가 현대의 금강산 사업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사업이 남북관계 진전에 큰 기여를 하게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잘만되면 남북간 화해·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고,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분단사의 새 장을 여는 장밋빛 청사진이 깔려있는 것이다. 금강산 유람선이 「평화의 유람선」으로 순항하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 사업이 한쪽만의 일방적 기대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데 있다.
금강산 사업에 관한 한 정부가 북측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기증한 통일소에 불순물을 먹여 보냈다는 북측의 억지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한마디 공박조차 않고 있다. 관광객의 신변안전을 위한 남북당국간 회담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판단은 혼자 생각일 뿐, 북측은 들은 척도 안한다.
오죽하면 이북도민회가 「실향민의 80%가 금강산 관광계획에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는 자체 여론조사결과를 내놓았을까.
잠수정 및 무장간첩 침투, 인공위성 발사 논란, 북한 강경 군부세력의 전면등장, 와해의 기로에 선 북미(北美) 핵 협정 이행 등 일련의 한반도 상황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정부의 「대북(對北) 짝사랑」은 미덥지 못하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금강산사업은 「햇볕정책」의 옥동자』라는 식의 호들갑을 떨지 말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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