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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부활한 ‘성웅 이순신’/창작오페라 ‘이순신’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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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부활한 ‘성웅 이순신’/창작오페라 ‘이순신’ 초연

입력
1998.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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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배역·우수한 제작진 불구 대본 엉성 ‘감동없는 찬가’/고성현등 아리아는 신선/현대적 기법 음악도 무난성곡오페라단이 세계무대를 겨냥해 제작한 창작오페라 「이순신」의 초연(19일 오후 7시 충남 아산 현충사 야외무대)을 지켜보는 마음은 안타까웠다. 오페라는 음악만으로 충분치않다. 연극적 구조가 부실하면 절반의 실패를 피할 수 없다. 대본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준비단계부터 화제가 됐었다. 지방(대전)에 근거를 둔 단체가 대작에 도전, 서울 중심 문화구조에 도전한 것 뿐 아니라 아산시, 충남도, 문화관광부의 적극 지원, 고성현 박정원 박미혜 김요한 등의 호화 배역, 곽승 지휘 부산시립교향악단 등 제작진의 우수함 등 관심을 불러일으킬 요소가 많았다.

그러한 기대에 못미친 가장 큰 원인은 대본의 결함에 있다고 판단된다. 백기현 성곡오페라단장과 대전지검 송민호 공안부장 검사가 공동집필한 대본은 한마디로 엉성하다. 이순신 장군은 3막 중 2막에야 나온다. 극은 주인공의 위대함과 인간적 면모에 대한 설명을 거의 생략한 채 평면적으로 흘러간다. 인물 성격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원균의 적대감과 장군의 장엄한 전사를 묘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관객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영웅찬가」를 부른 셈이다. 결국 재미없는 「애국 계몽극」에 가까워졌다.

이탈리아 작곡가 이우콜라노가 작곡한 음악은 현대적 기법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큰 무리가 없는 자연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이순신장군(바리톤 고성현)과 방씨부인(소프라노 박정원), 원균(테너 강무림)의 몇 몇 아리아는 신선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합창이 너무 많고 2막에 딱 한 번 기생 월화의 아리아가 느닷없이 나오는 등 음악적 불균형이 보였다.

창작오페라 「이순신」은 한국을 대표할 작품을 표방했다. 연말까지 우리말로 전국순회 공연을 한 뒤 내년부터 2000년까지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외국 공연도 추진 중이다. 장정에 나서려면 좀 더 수정·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라 트라비아타」등 걸작 오페라도 초연 때는 실패했다. 다듬고 손질해서 명작이 됐다. 「이순신」도 그리 되기를 바란다.<아산=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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