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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경제에 전념하자/羅城麟 한양대 교수·경제학부(한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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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경제에 전념하자/羅城麟 한양대 교수·경제학부(한국시론)

입력
1998.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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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싸움에만 매달려 수출·실업난 해결 뒷전땐 위기탈출 불가능 할것”역사를 두려워하고 경제에 전념하자. 지금 우리경제는 날개없이 추락하는 새와 같고 수많은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가 매우 어려운 상태의 경제를 물려 받았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대선에서 공언한대로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쯤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어야 할텐데, 집권 6개월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제대로 된 게 없다. 경제성장률은 집권초기에 예상했던 1% 정도에서 -6%까지 곤두박질칠 예정이고, 실업자수는 예상했던 100만을 훨씬 넘어서 연말까지 200만에 육박할 예정이다. 금융 구조조정을 통해서 기업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던 애초의 구조조정계획은 경기부양이라는 명목하에 당분간 물건너 가버렸다.

더욱이 부실은행권의 BIS기준을 정부가 직접 맞춰주기로 함으로써 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인 도덕적 해이를 되살리고 있다. 한번 떨어진 국제신인도는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어 행여 다시 외환위기가 오면 더 이상 손벌릴데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 신뢰도는 당분간 더 회복되기 힘들게 되었다. 외국인 투자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수출 또한 계속 감소되고 있으며 당분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제가 이 모양인데 정치권은 사정과 경제청문회를 거론하면서 정치싸움에만 매달려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우를 또 범하면서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정치적, 국민적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벌하기 위함이 아니고 과거의 잘못을 밝혀 다시는 그런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든지, 국가의 징세권을 이용한 파렴치한 범죄행위라든지, 그 명분이 아무리 그럴듯하더라도 국민들은 지금같은 정치싸움에 식상할대로 식상해 있다. 대선자금에 관한한 어느 정당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아닌가.

개인적 비리가 있는 야당의원들을 잔뜩 끌어모아 여대야소를 만들어 오히려 국민들의 혐오감을 증폭시키는 것이 과연 경제난 극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여대야소가 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아무리 작은 야당이라도 그들을 악받치게 해서는 결코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현 여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는가?

현 정부의 정치적 압박은 분명히 야당으로 하여금 목숨걸고 투쟁하게 할 것이고 이것은 정치권을 경색시킬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국회에서 논의되어야 할 수많은 개혁입법과 민생입법의 논의와 통과를 지연시켜 경제 회생은커녕 경제위기에서의 탈출조차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회생이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투자의 유치와 수출증대이다. 실업문제의 해결은 이 두가지를 통해 자연히 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위해 현 정부는 구조조정을 하루 빨리 완료하고 끊임없이 개혁을 해야 한다. 현 정부의 책임자들은 목숨걸고 밤잠 안자고 이러한 사안에 매달려야 한다. 그리고 욕을 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강조하건대, 지금은 여야 구분없이, 현 정권의 지지자이든 아니든, 모든 국민들의 잠재력을 결집시켜 경제회생에 진력해야 할 때이다. 한가하게 정치놀음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러한 정치놀음을 기획, 집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그리고 제발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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