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적 가치 영원할 것”/獨 ‘모두를 위한 문화’ 정책 문화 향수층 확대 크게 기여/한국,日 문화개방 바람직/세계화는 획일화와 달라힐마 호프만(73) 독일문화원 총재가 로만 헤어초크 독일대통령을 수행, 15일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51년 창설된 독일문화원은 독일(18개) 외에도 한국 등 72개국에 145개가 있으며 주재국과의 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문화」정책을 주창, 문화향수층 확대에 힘써온 호프만총재를 서울 남산의 주한 독일문화원에서 만났다. 헤어초크 대통령과 공식일정을 함께 한 그는 강의준비를 위해 일행보다 하루 앞서 18일 오후 출국했다.
74년 주창한 「모두를 위한 문화」정책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지요.
『문화는 일부 계층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의 문화향수기회 확대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위해 문화기반 확대에 노력했습니다. 70∼90년 21년간 프랑크푸르트시 문화국장으로 있으면서 미술관 12개, 도서관 20개, 복합문화공간인 「시민의 집」 40개를 지었습니다』
그 정책은 잘 실현되고 있습니까.
『프랑크푸르트시에서는 충실하게 구현됐습니다. 한국도 추구해볼 만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재정입니다. 프랑크푸르트시는 70년대 이후 문화예산을 전체예산의 11%(5억 마르크·약 4,000억원)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현재 독일 보통 시(市)의 문화예산 비중은 2∼4%입니다. 「시민의 집」은 시민이 책과 친근해지도록 도서관 안이나 도서관 근처에 지었습니다. 또 시민들이 자주 찾도록 취미·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볼링장등을 「시민의 집」에 유치했습니다』
아시아적 가치와 한국적 가치는 세계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아시아적 가치, 한국적 가치라는 말은 70, 80년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 아시아국가들을 보고 서구인의 관점에서 만든 말입니다. 문화적 측면에서 이들 개념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실재이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입니다』
세계화의 물결이 거셉니다. 개별 국가의 정체성이 지켜질 수 있겠습니까.
『세계화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라는 말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한 국가나 개인이 보다 쉽게 세계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로의 획일화가 아닙니다』
한국정부의 일본대중문화 개방방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에서 일본영화가, 일본에서 한국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문화를 통해 한일 양국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습니다』
독일의 대외문화정책 방향을 설명해주십시오.
『3,4년 전부터 해외에 독일문화를 알리는 것 뿐 아니라 독일에 해외문화를 소개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독일과 해외문화의 「대화」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약력
▲1925년 독일 브레멘 출생
▲52년 폴크방대 연극학과 졸
▲53∼70년 보쿰대,프랑크푸르트대 교수
▲65∼70년 오버하우젠시 문화국장
▲70∼90년 프랑크푸르트시 문화국장
▲현재 프랑크푸르트대 명예교수
마부르크대 명예교수
독일문화원 총재
▲「모두를 위한 문화」(74년),「영화 100년사」(94년)등 저서 20여 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