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J “이사람아 나도 모르네”/사정정국 뒷얘기 무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J “이사람아 나도 모르네”/사정정국 뒷얘기 무성

입력
1998.09.19 00:00
0 0

◎DJ,강한 남자?­정대철·KT건 고민도/애타는 거명자­실력자에 SOS 무위/달라진 검찰태도­“뭘 그런걸 아실려고”지금 사정의 뒤안길은 당하는 측의 몸부림과, 칼자루를 쥔 측의 욕구와 갈등으로 「혼돈」상태에 가깝다. 그 막전막후를 모아본다.

■DJ는 마냥 강한 남자?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김대통령에게 『정치권도 돌아가는 사정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답은 『이 사람아 나도 모르네』였다. 김대통령은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이 사정문제를 보고할 때에도 『모든 것은 검찰 판단대로 하도록 하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김대통령도 국민회의 정대철(鄭大哲) 부총재건과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 전 총재대행건이 터졌을 땐 적잖이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우선 경성사건과 관련해 정부총재의 「비리」건이 몇차례 보고되자 이강래(李康來) 정무수석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수석은 전화를 통해 정부총재로부터 『경성의 이재학 사장을 전혀 모른다』는 해명을 들었으며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누기 위해 정부총재와 점심약속을 했다. 그 약속날짜는 정부총재가 구속된 다음 날이었다. 적어도 이수석은 정부총재가 구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정부총재는 정작 「경성 이재학」이 아닌 「보원대표 이재학」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 고위 사정관계자는 정부총재가 구속된 당일 아침까지도 당측에 『걱정하지 말라, 곧 돌아갈 것』이라고 귀띔했다가 언론보도에 놀라 검찰수뇌부에게 『여당 부총재를 구속하면서 어떻게 나에게 사전보고조차 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며 역정을 냈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깜빡 잊었습니다』였다.

이전대행건이 처음 보고됐을 때도 김대통령은 『나와 정치를 오래 같이 한 분이므로 불구속으로 선처해 주는 것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검찰도 대통령의 뜻을 존중, 이전대행을 검찰청사로 부르지 않고 제3의 장소에서 두 차례 조사했다. 그러나 이전대행은 이 조사에서 조서에 무인(拇印) 찍는 것을 거부, 결국 검찰이 소환방침을 발표할 수 밖에 없었고 이전대행의 강경 대응으로 분위기는 더욱 굳어졌다. 한때 여권 인사들이 한결같이 『구속여부는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던 것은 이런 정황때문.

■『애가 탑니다』

한나라당 모중진의 경우 최근 청와대 한 고위인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탐문」 하려다 아연실색했다. 상대방이 자신의 정치자금 상황을 송두리째 꿰뚫고 있었던 것. 심지어 청와대 인사는 이 중진의 사적 정치자금 조달 루트까지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안심해도 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그나마 행복했던 경우. 이에비해 최근 국민회의에 입당한 A의원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 당지도부는 물론 원외의 실력자에게까지 「SOS」를 쳤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우리도 최선을 다해 볼테니 일단 검찰에 나가 해명해 보라』는 정도였다. 또 야권의 B의원은 여당 유력인사와 가까스로 전화가 연결됐지만 만족할 만한 답은 얻지 못했다. 반면 모기업으로부터 거액을 받았으나 검찰소환조차 받지 않은 여권 모 중진의 구명에는 공동정부의 수뇌부가 총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달라졌다

여권 관계자들은 『정권초기에 비해 최근 검찰 태도가 너무 도도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핵심관계자는 『며칠전 개인적으로 알아볼 사항이 있어 검찰 인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뭐 그런 걸 알려고 하느냐」고 핀잔을 주더라』고 말했다. 다른 여당 중진도 『이전에는 검찰과 전화를 하다 도중에 끊어지면 저쪽에서 다시 걸어오는등 성의가 느껴졌는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서운해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기택씨 건이 터졌을 때 경위가 궁금해 사정관계자와 통화했더니 「위에서 성역없이 하라고 해 했을 뿐이다. 또 이렇게 큰 건에 욕심도 나고…」라며 당당해하더라』고 말했다.<신효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