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씨 출국금지대검 중수부(이명재·李明載 검사장)는 18일 임채주(林采柱) 전 국세청장이 지난해 OB맥주와 하이트맥주로부터 4억5,000만원과 4억3,000만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받는 대가로 각각 1,400억원과 700억원의 주세 징수를 1∼3개월씩 유예해주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들 업체는 유예기간 동안의 금리이득과 함께 세금체납에 따른 10%의 가산세를 물지 않아 210여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김태원(金兌原)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이 이 과정에 직접 개입해 OB맥주에는 10억원, 하이트맥주에는 5억원을 각각 대선자금으로 내도록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는 약 2조5,000억원의 세수결함이 예상되는 비상상황이었는데도 국세청이 나서 세금감면 유예조건으로 대선자금 기부를 강요한 것은 국기문란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관련기사 3면>
검찰은 또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차장이 이미 밝혀진 15억원 외에 기업들에서 7억원을 더 거둬 한나라당에 전달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로써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의원이 국세청을 통해 불법모금한 대선자금은 모두 83억8,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이날 임 전청장을 정치자금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국세청을 통해 대선자금을 지원한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 동아그룹 최원석(崔元碩), 선경그룹 손길승(孫吉丞) 회장 등 기업 관계자 40여명을 조사했으나 이들이 피해자인 점을 감안해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한나라당 백남치(白南治)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손선규(孫善奎) 전 건설교통부 차관을 이틀째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기택(李基澤) 전 한나라당 총재대행이 소환요구에 불응함에 따라 출국금지조치하고, 21일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서기로 했다.<김상철·박정철·이영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