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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금리인하 이견 세계 증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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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금리인하 이견 세계 증시 ‘휘청’

입력
1998.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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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EU 세계 경제 침체대책 표류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성추문의 위기 속에서 14일 돌연 세계 경기부양론을 외치고 나섰다. 세계 경제침체를 막기 위해 선진국들의 경제기조를 인플레 억제에서 성장촉진으로 전환하자는 메시지였다. 이후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금리인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유럽 주요국가 및 일본 등 서방선진국들의 금리는 이미 바닥수준. 독일과 프랑스는 금리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 역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16일 밝힌 것처럼 쉽게 금리를 내릴 형편이 아니다. 사실상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그린스펀의 발언 직후 전 세계 주가가 폭락했다. 금리인하에 대한 선진국의 입장을 정리한다.

◎美 “우리가 먼저 인하는 안한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6일 금리인하에 대한 선진국들의 공동 노력은 없다고 밝혀 앞서 클린턴 대통령의 경기 부양 발언에 따라 금리인하에 걸었던 기대가 무산됐다. 그린스펀의장은 또 이날 하원 은행재정도시위원회에서의 증언에서 국내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함으로써 미국도 당분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클린턴은 15일 뉴욕 외교협의회(CFR)에서의 연설에서 세계 경제성장을 촉진키 위해 선진 각국이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월스트리트의 투자가들은 29일 개최되는 FRB의 공개시장회의를 앞두고 이날 미 경제에 대한 우려표명 등 금리인하를 예시하는 발언이 있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러나 그린스펀의장과 함께 출석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미 경제가 건실하다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 했을 뿐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현상황에서 미국의 독자적인 금리인하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인하할 경우 국제유동자금이 보다 수익성 높은 독일 등 유럽으로 역유입될 가능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체적으로 의견 통일도 안되는 유럽연합(EU)가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또한 미 국내경제가 금리인하라는 충격요법을 쓸 정도로 다급한 상황도 아닌데다 시행시 시급한 일본의 개혁이행이 더뎌질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이들은 클린턴의 발언을 탄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쇼로 단정, 그다지 큰 무게를 두지 않아 왔다.

그러나 그린스펀의장은 이날 『선진10개국(G10) 중앙은행장들과 폭넓은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세계금융위기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계속될 것임을 밝혔다.<뉴욕=윤석민 특파원>

◎日 “경기부양위해 빨리 내리자”

「세계적 경기 부양」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나라보다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9일 일본은행이 시장의 단기금리를 재할인율의 절반 수준인 연 0.25% 수준으로 유도하기로 사실상의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한 것도 미국의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었다.

미당국이 경기 부양을 겨냥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일 금리격차 축소로 국제자본이 일본으로 옮겨갈 것을 우려해 머뭇거리고 있는 것을 고려한 조치였다. 물론 금융기관의 부담을 줄여 일본 경제의 근본 문제인 금융불안을 완화하고 기업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현재 「세계 경기부양」의 핵심 내용인 금융안정과 내수확대가 일본의 정책기조인데다 미국과 유럽의 활황이 그나마 일본 경제를 지탱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성장중시 정책이 좀체 깨어나지 않는 국내시장을 자극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다. 금리인하 유도에 앞서 일본 정부는 특별감세와 공공투자 확대, 금융시스템 안정 방안 등을 내놓았다. 할 만큼은 다 한 셈이어서 남은 것은 시장의 심리적 위축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다.

다만 이같은 논의가 일방적으로 「일본 책임론」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U “이미 최저금리 더 못내린다”

유럽연합(EU)의 경제 양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세계 경제침체에 대한 대책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내년초 유럽단일통화의 출범을 앞둔데다 두나라의 기준금리가 이미 유럽연합(EU) 소속국가중 최저(3.5%)수준인 상황에서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한스 디트마이어 독일연방은행총재는 15일 『미국의 상황은 유럽과 다르며 당분간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유럽국가들이 통화조건을 완화할 이유는 없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독일과 프랑스는 금리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빔 도이센베르흐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 금리인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영국은 세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용인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당초 인플레를 우려해 진작부터 업계에서 제기된 금리인하요구를 뿌리쳐 온 영국의 기준금리는 7.5% 수준. EU권역내에서도 최고점에 달해 있어 금리인하의 여지가 충분하다. 고든 브라운 영국재무장관도 최근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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