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효과 불확실” 고민한나라당이 17일 의원총회에서 의원직 사퇴결의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한나라당은 또 「편파사정」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뒤 단식 등 극한 투쟁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생애를 명예롭게 마감할 각오가 돼 있다』며 비장한 결의를 밝혔다.
하지만 투쟁강도가 높아질수록 당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같은 투쟁방식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인 데다 더이상의 대응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도부가 의원들의 사퇴서를 취합한 뒤 향후 사태추이에 따라 국회제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전략을 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거듭된 사정의지 표명에서도 나타났듯 여권이 미동(微動)도 보이지 않자 적잖이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원들의 동요조짐. 의총에 불참한 20여명의 동향도 심상치 않거니와, 여권의 사정바람이 거세지면서 의원들의 불안감도 부쩍 확산되고 있다는 게 당주변의 관측이다. 그래서 『적당한 명분을 잡아 국회에 등원, 국정감사에 참여함으로써 사정의 예봉을 무디게 하자』는 타협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명분이 없는 이상 여기서 멈출 수도, 마냥 강공을 펴기도 어려운 게 한나라당의 처지다. 그럼에도 지도부는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점에서 19일 부산의 규탄대회는 당의 진퇴를 가름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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