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묘혈파는 일” 경고성 발언/자 ‘대연합 제동’ 반색기류도여권이 마침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 대해 「참았던」 말을 쏟아 놓았다. 최근 한나라당내 민주계 인사들을 통해 흘러 나오고 있는 김전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을 도저히 그냥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권은 당초 김전대통령이 『경제청문회에 결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는 참고 넘기는 분위기였다. 여권은 그러나 김전대통령이 야당의원 영입에 대해 『동서화합에 도움이 안되고 부산·경남(PK)쪽에서 볼 때는 오히려 지역감정을 심화시킨다』고 말한 데 대해선 거의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은 16일 『여야 대치정국의 틈바구니에서 정치적 입지를 만들어 보려는 시도로 보이나 이는 자신의 묘혈을 파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균환(鄭均桓) 사무총장은 보다 직접적으로 『김전대통령이 6개월도 안돼 자신의 죄과를 망각했다』며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실업 등에 따른 국민적 분노가 김전대통령을 향해 표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회의는 김전대통령이 『PK출신 영입의원들은 정치생명이 끝난 것 아니냐』며 「민주대연합」구상을 『허황된 일』이라고 말한데 대해서도 쓴 입맛을 다시고 있다. 다만 국민회의는 민주계 의원들이 김전대통령의 말을 왜곡,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에 이용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자민련도 김전대통령의 말에 펄쩍 뛰기는 매한가지다. 자민련 한영수(韓英洙) 부총재는 이날 『김전대통령은 자신이 바로 야당파괴 공작의 장본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자민련내에선 국민회의가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민주대연합 구도가 김전대통령의 돌출행동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내심 반색하는 기류도 있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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