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7일)로 88년 서울올림픽 개최 10주년을 맞는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IMF시대까지 맞아 까맣게 잊혀진 것 같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화합과 전진」이란 슬로건 아래 160개국이 참가하여 16일동안 세계를 하나로 만들었던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도 「신화」처럼 이야기되고 있다.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은 「세계의 한국」으로 거듭 태어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이제 경제발전을 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으로, 세계 스포츠계의 후진국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세계 4위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세계 스포츠계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사실 세계각국은 올림픽이 시작되는 순간까지도 한국의 올림픽 개최능력에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때 우리는 북한의 테러 위협속에서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 이러한 우려를 멋지게 뒤엎었다. 80년과 84년에 열렸던 모스크바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미국과 소련의 이념대립으로 반쪽대회로 끝났었다. 서울올림픽은 스포츠계까지 침투한 동서 양진영의 이념대립을 「화합 과 전진」이란 이름으로 하나로 묶은 대회로 올림픽의 새로운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이때문에 세계는 한국이 올림픽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불행히도 이러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국가발전 및 생활과 연결시키는데 실패했다. 자부심은 오만으로 변해, 서울올림픽때 보여주었던 응집력을 잃고 개인과 집단이익을 챙기는데만 급급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IMF체제의 어려움도 올림픽의 결과를 국가발전과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올림픽때 보여주었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그 모습을 흐리고 있다. 과연 이러한 자세로 21세기를 어떻게 맞고, 올림픽 보다 규모가 크다는 2002년의 월드컵축구를 어떻게 치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금부터라도 「손에 손잡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먼저 서울올림픽 때처럼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 개회식때 윤태웅어린이가 굴렁쇠를 굴리며 달려나가듯 국가발전의 바퀴를 21세기를 향해 힘차게 굴려나가야 한다. 물론 IMF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자신감과 하나로 뭉친 단결력으로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주제처럼 「벽을 넘어서」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이것이 서울올림픽이 남긴 교훈을 오늘에 되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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