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들려주는 재즈뮤지션 26인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49). 국내에서도 열광적인 팬들을 가진 하루키 소설의 큰 매력의 하나는 그의 글에 음악이 살아 있다는 점일 것이다. 국내에서 「상실의 시대」로 번역되기도 한 「노르웨이의 숲」은 비틀스의 노래제목이고,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가 직접 재즈카페를 운영하면서 쓴 작품이다. 그의 소설 곳곳에 배치된 팝, 록, 클래식 특히 재즈선율은 마치 음악을 직접 듣고 있는듯 나른하면서도 선명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열림원 발행)는 그처럼 해박한 재즈지식을 가진 그가 쳇 베이커부터 엘라 피츠제럴드, 루이 암스트롱을 거쳐 레스터 영까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매료시켰던 재즈뮤지션 26명에 대해 쓴 글들이다. 하루키와 자주 공동작업을 하는 화가 와다 마코토는 그들의 컬러초상을 사실적이고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에세이에서도 하루키 문장의 특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재즈에 대한 딱딱한 설명보다는 개인적 소감을 그대로 전해주면서도 여느 이론서보다 훌륭한 재즈론을 펼친다.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뭐에 홀린 것처럼 무언가를 짓찧고 있는 동안 나는 무감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위스키를 한 잔 더 주문하였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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