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류층만 고통” 피해의식/응답자 45%가 이민 희망「IMF가 한국인들에게서 애국심을 빼앗아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한국인의 의식저변에 깔려있던 민족적 자긍심과 애국심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계층간 불신과 냉소주의가 팽배하면서 사회전체가 해체위기에 직면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는 15일 전국의 13∼5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IMF반년, 한국인의 자화상」이라는 보고서에서 IMF체제라는 갑작스런 충격은 한국인들에게 정신적 공황을 야기했으며 이에 따라 국가와 민족에 대한 애국심이 크게 약화했다고 밝혔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외국으로 이민가는 것이 좋다」는 질문에 대해 95년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37%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으나 올해들어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이민을 희망했다. 또 응답자의 60%가 「한민족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데에 동의했다. 정부와 일부 공공단체에서 IMF체제이후 「국난극복을 위한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애국심 일탈현상은 중·하류층만이 구조조정과 대량실업 등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전담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자신이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중 84.1%가 「IMF이전보다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한 반면 상류층은 16.7%만이 「다소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 대부분이 「우리나라는 돈있는 사람만 돈을 번다」(80%), 「정당한 노력으로 성공하기 힘들다」(75%)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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