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문학,어디로 갈것인가/20∼40대 시인·소설가·평론가 40명/작가·문학의 정체성 등 전통 논의서 대중문화·여성·환경관련 담론까지 내일부터 이틀간 8개주제 열띤 토론이성복에서 은희경까지. 오늘 한국문학의 얼굴을 이루는 젊은 문학인 40명이 모여 문학관을 밝히고 21세기 한국문학의 화두가 될 8개 주제를 놓고 토론한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愼昌宰)은 17∼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2000년을 여는 젊은 작가포럼」을 연다. 참가자들은 주로 80년대 이후 활동을 시작한, 20∼40대의 젊은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이다.
본질적으로 혼자 이루어내는 고독한 작업인 문학의 성격상 한 자리에 모이기도 힘들뿐더러, 작품을 통하지 않고는 문학관을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꺼려 하는 작가들의 속성을 생각할 때 이처럼 많은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드문 일. 독자들에게는 모처럼 작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법하다.
포럼의 주제들은 한국문학의 중심적 논점을 포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첫 주제 「21세기 작가란 무엇인가」에서 『문학은 이제 문화의 중심이라는 위치에서 밀려나고 있을뿐 아니라 그 형식 자체의 소멸까지 운위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문학장르의 정체성과 작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어지는 「민족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사회역사적 상상력의 길」「개인의 존재형식」은 문학논의의 전통적 주제들이다.
「문학과 대중문화의 접속」「여성성과 여성주의」 「환경과 몸」 「문학언어의 미래문자와 비트」 4개 주제는 21세기 문학담론을 이끌어나갈 테마들.
포럼은 평론가들이 원고지 120장 내외의 발제문을 통해 각 주제와 그 주제별로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고찰한 다음, 작가들이 80∼100장 안팎씩 자유로운 발제문을 통해 생각을 들려주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작가들이 가진 문학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 「봄날」의 작가 임철우씨는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폭력적 힘의 실체를 파헤치고 거기 맞서 인간적인 삶의 토대를 지켜나가는 일이야말로 여전히 문학의 몫이자 의무』라는 입장을 밝힌다. 신세대작가 송경아씨는 『사이버스페이스의 세계이든 불확정성과 모호함이 지배하는 세계이든 문학은 그 세계 안으로 녹아들어가 그것을 포용하고, 포용함으로써 정복해야 할 것』이라며 문학의 힘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1월부터 포럼을 준비해온 평론가 정과리씨는 ▲현실사회주의 붕괴와 디지털 정보화사회에서 문학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위기의식 ▲세기말적 환경변화에 따른 문학의 이념·주제·형태의 변화에 관한 의문 ▲4·19세대가 초석을 다진 현대 한국문학의 역사를 어떻게 계승하고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학사적 과제의식에서 포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02)7255417∼8<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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