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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권력 공백과 세계 경제(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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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권력 공백과 세계 경제(社說)

입력
1998.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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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보고서가 클린턴 대통령을 탄핵위기로 몰아넣으면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벌집쑤신듯 시끄럽다. 미국내 여론은 저질스런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충격과 혐오감을 나타내고 있고, 세계여론은 클린턴의 위기가 세계의 금융위기를 더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스타보고서 파문은 이제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로 바라볼 수만은 없게 됐다. 특히 우리는 당면한 경제위기와 북한문제 해결에 안정적인 한·미 협력이 절실한 때여서 클린턴의 지도력 위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타보고서 파문은 한편의 3류 포르노 영화같은 저질스런 미국정치의 한 단면이지만, 인터넷이라는 뉴미디어와 결합되면서 지구촌 전체를 하나의 이슈로 마비시키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타보고서가 제출되고 클린턴 탄핵가능성이 전세계로 전파되면서 세계 금융시장도 매우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세계 경제가 하나의 신경망으로 연결되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또한 세계의 국가원수들이 한결같이 미국의 지도력 공백을 우려하는 양상이 과거 미·소냉전 시대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냉전시대의 미국지도력에 대한 관심은 단지 소련의 선제공격을 억지하는 문제와 관련된 단순명료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통화위기, 러시아문제, 테러리즘대응등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미국대통령의 정교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오늘날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다. 탄핵위기 상황이 오래 갈 경우 클린턴은 국내외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스타보고서에 대한 워싱턴의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지지도는 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탄핵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신문 등 언론기관들도 현재로서는 매우 신중하다. 뉴욕 타임스가 사설에서「클린턴이 임무수행에 적절한지를 공식판단하는 것은 의회의 손으로 넘겨지고, 특별검사의 역할에 대한 논쟁은 이제 헌법절차에 따라 푸는 것이 건전한 방향」이라고 지적한 것은 음미할 만하다.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적절했는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그 원인 제공자가 클린턴이었다는 미국인들의 생각이 깔려있는 것이다.

미국도 짧게는 11월 중간선거, 멀리는 2000년 대선이 있어 클린턴 탄핵문제가 길고 지루한 마라톤 정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 클린턴의 정치적 리더십은 크게 약화되어 국내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방 국가인 미국은 사실 권력이 분산되어 대통령의 레임덕이 일반국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약화된 지도력으로 국제문제 해결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는 타당한 것이다. 스캔들로 인한 혼란이 어떤 형태로든 빨리 정리되어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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