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참여·기술합작 등 형태,11월께 발표/대학생 “취업하고 싶은 외국회사” 1위/최근 CD레코더 등 오디오 부문서 두각세계적인 전자회사 필립스가 대규모 국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필립스는 국내 가전업체를 중심으로 한 수개 회사에 지분참여, 기술합작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하기로 확정했다. 실사까지 거의 끝내고 현재 투자 대상업체나 규모, 투자형태 등에 대한 막바지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필립스 관계자는 14일 『이르면 11월중 첫 투자의 규모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의 한국 투자는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외자 유치에 목말라 하는 국내 경제 여건을 봐서도 그렇고, 필립스가 가진 선진 기술을 대거 이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필립스는 국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면도기 다리미 등 소형 가전제품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립스의 주력 상품은 반도체와 전자부품 및 조명장비 등이다. 오디오비디오(AV)와 의료장비 생산에서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에 속한다.
최근에는 특히 오디오 부문에서 큰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필립스는 지난달 31일 녹음이 가능한 CD레코더 2세대 모델 4 종류를 개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필립스는 컴팩트디스크(CD)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지난해 역시 세계 최초로 녹음이 가능한 CD레코더를 선보이면서 디지털을 이용한 AV시스템 개발에서는 선도 기업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CD레코더는 지난해 나온 모델(CDR 870)에 비해 음질 향상, 복수 드라이브 설치, 2배속 복사 등의 기능이 돋보인다. 고급 모델로 나온 CDR 880의 경우 원본 CD로부터 녹음할 때 주파수를 비트 단위로 정확히 녹음할 수 있도록 하는 DLR(Direct Line Recording) 기능을 새롭게 채용했다.
또 CDR 765 모델은 두 개의 CD 드라이브를 설치, CD끼리 직접 복사가 가능하고 2배속 복사기능으로 CD 녹음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두 모델은 각각 93만원, 72만원대의 가격으로 국내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밖에도 5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인 CDR 760, CD레코더를 포함한 하이파이 시스템 CDR 560(판매 예정가 104만원대)도 함께 개발했다. 필립스 기 드멩크 오디오사업본부 이사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지역 소비자 조사결과 70%가 CD레코더 구입에 관심을 보였다』며 CD가 오디오 시장을 장악했던 것처럼 CD레코더도 오디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낙관했다. 필립스는 현재 전세계 60여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채용 규모만 26만5,000여명.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76년부터다. 처음 필립스전자코리아와 필립스산업코리아의 2개 회사로 출발했다가 현재는 필립스산업코리아가 바뀐 (주)필립스전자(대표 신박제·申博濟)가 국내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리크루트 등 취업전문기관 조사에 따르면 필립스전자는 96년부터 IBM을 제치고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외국회사로 꼽히고 있다. 소비자와 친밀한 가전분야에서 앞선 기술과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필립스 제품을 수입·판매하기보다는 국내에서 생산한 필립스의 전자부품과 완제품을 수출하는데 더 비중을 두는 등 철저하게 한국기업화 전략을 펼친 점도 한 몫하고 있다.
필립스전자의 지난해 수출은 2억5,500만달러. 이 기간동안 내수판매는 1억5,000만달러 정도였다. 필립스전자는 올해도 4억달러의 수출목표를 세워 놓았다. 지난해 말 삼성전관, 오리온전기와 1억4,000만달러 규모의 브라운관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황에 꺾이지 않고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