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선택 등 시민단체와 함께/현장목소리 적극 반영 역동적우리 방송의 토론프로그램은 답답하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만들지 못한다. 절충과 양보를 모르는 우리의 토론문화가 가장 큰 이유이다. 시간의 제약, 지나치게 중립을 유지하려는 사회자의 태도, 첨예한 사안을 피해가려는 방송사의 조심스러움도 문제다. 편집된 녹화방송이라면 시청자들의 짜증은 더 커진다. KBS1 「심야토론」을 제외하고 정규프로가 거의 없는 현실이 토론프로그램 제작의 어려움을 잘 반영한다.
EBS가 토요일 프로그램으로 5일 방송을 시작한 「생방송 난상토론」(토요일 오후 8시40분)은 참신한 기획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난상토론(爛商討論)은 「미진함이 없이 충분히 논의한다」는 의미. EBS로서는 파격적으로 90분을 할애한 이 프로는 지금까지 「대학 무시험 전형, 개혁인가 파행인가?」「교사퇴출, 교권침해인가 교단개혁인가」등 두 가지 주제를 다뤘다.
다른 토론프로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은 활발한 시민단체의 역할. 주제의 선택과 문제제기, 현장취재등이 시민단체와 함께 이루어진다. 시민단체의 참여는 풍부한 자료로 이어지고 이 자료는 토론의 내용을 관념적 주장에서 벗어나게 한다. 근거와 설득력이 있는 토론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한다. ENG를 동원한 현장취재도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이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는 탁상공론을 막고 토론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토론프로의 베테랑사회자인 송지헌씨는 논의를 맺고 이어가는 데 무리가 없다.
두 차례 방송에서 모두 교육계와 관련한 주제를 다룬데 이어 이번 주(19일)에는 환경문제로 논의를 옮긴다. 앞으로 정치 사회 문화현상에 대해 성역없이 접근할 예정이다. 통합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EBS는 교육방송공사로 거듭난다. 「생방송 난상토론」은 국영이 아닌 공영방송 EBS의 상징적 프로그램이 될 듯하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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