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파 닥치면 난방·보온업종 수혜/소규모·단순기업株 단기상승 노려볼만이상기온으로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살인홍수」에 이어지는 늦더위, 여름이 너무 짜증난 탓일까. 증시에서는 벌써부터 싸늘한 겨울바람을 기다리는 주식들이 등장했다.
이른바 「라니냐 수혜주」이야기다. 스페인어로 「여자아기」를 뜻하는 라니냐는 「엘니뇨」의 여성명사. 엘니뇨와 반대로 라니냐는 적도에서 형성된 차가운 바닷물이 이상저온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올 겨울 우리나라에도 라니냐로 인해 살을 에는 추위가 닥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보다. 실제로 라니냐가 일어났던 67년과 73년엔 평균기온이 각각 2.2도, 1.1도가 떨어졌었다.
최근 몇몇 증권사들은 도시가스관련 업체들과 T물산 S실업 등을 「라니냐 수혜주」로 추천했다. 이들은 난방이나 보온과 관련된 기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한여름에도 가슴에 찬 바람이 도는 서민들에게 라니냐는 겨울나기의 또다른 복병이지만 이들 기업에는 반가운 손님이 될 듯 하다. 가뜩이나 기름값이 오른데다 기온이 떨어져 난방비 비중이 높아질수록 값이 싼 가스로 연료를 대체하려는 가정이 늘 것이기 때문에 도시가스업체들의 사업전망은 밝아진다. 방한효과가 뛰어난 오리털 파커는 소득이 높아지면서 모피나 모직 등 고급 방한복에 밀리는 듯 하다가 IMF 한파로 다시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덕분에 T물산같은 오리털 파커 생산업체들이 한 대목 노려볼만 한 하다.
올 여름 초입에는 엘니뇨로 장마가 길어지면 병충해가 극성을 부릴 것이고 농약업체가 그 덕을 볼 것이라는 「엘니뇨 수혜주」이야기가 심심찮게 돌았었다. 당시 거론됐던 금양 동방아그로 동부한농화학같은 농약제조업체들의 주가는 6월초에 비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40%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를 전적으로 엘니뇨 덕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따르는게 사실이다. 서성만(徐成滿)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환율상승으로 농약값이 올라 재고품을 높은 가격에 팔아치운 덕이 가장 컸고 엘니뇨 수혜주라는 기대감과 호기심도 조금은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변수를 생각하지 않고 「○○○수혜주」로 거론되는 점만을 투자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라니냐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는 없을 것 같다. 단 생산품목이 단순하고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을 수록 계절적 요인같은 단기적 변수의 영향이 더 커진다는 점은 염두에 둘만하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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