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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클린턴­美 리더십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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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클린턴­美 리더십 흔들린다

입력
1998.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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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核·테러 위기는 고조되는데…/클린턴 지도력 상실/서구 우려의 목소리르윈스키 스캔들은 빌 클린턴 미대통령을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유일한 슈퍼파워이자 해결사인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전세계에 공개됨으로써 국제적 망신을 당한 클린턴이 국제무대에서 갖는 외교력과 권위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미국내는 물론 영국 독일 등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선호하고 있는 서방세계에서는 벌써부터 미국의 지도력 상실로 인한 세계 정치·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클린턴은 12일(현지시간) 대국민 라디오연설을 통해 『이제는 국정현안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며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펴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민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경제문제, 테러리즘 문제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또 이날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러시아 경제위기 등에 관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건재」를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언론의 주의를 돌리기는 아직 역부족이고 상당기간 스캔들 정국의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힘들 전망이다.

우선 각종 국제 문제에 관해서 미국이 개입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월드뱅크를 앞세워 사실상 경제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맡아 온 클린턴 행정부의 위상이 약화할 경우 일본 러시아 등에 대한 목소리도 잦아들 수밖에 없다. 인종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코소보 사태, 인도―파키스탄에서 고조되고 있는 핵긴장, 이라크 이란 등의 대량파괴무기 개발, 국제 테러리즘, 북한의 핵의혹 및 미사일 개발 등 미국이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문제들이 클린턴의 국내 정치력 약화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르윈스키 스캔들로 인해 증시가 연일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국 경제의 성장국면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지만 아시아에서 비롯돼 러시아를 거쳐 라틴 아메리카를 위협하고 있는 연쇄적인 경제위기가 미국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또 공화당과 현격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의료보험 및 사회보장 개혁에 관해서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고 내년 예산안도 매듭지어야 한다.

르윈스키 스캔들은 이미 클린턴 개인이나 미국 국내 정치의 차원을 떠나 「국제적 사건」으로 대두된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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