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도로 일관건설 없이 지역이기·정치논리 등에 마구잡이 구간별 공사/工期 연장·비용 늘어 낭비전국에 쓸모없는 「토막도로」가 널려있다. 고속도로 등 대형도로 건설공사가 도로기점 등 어느 한곳에서부터 일관되게 이루어지지 않고 마구잡이로 구간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확한 도로수요예측에 기초한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추진돼야할 도로 건설이 지역이기주의와 나눠먹기식 예산배정 등의 정치적 요인따위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업비와 공사기간이 턱없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전 구간 완공이전까지는 일부구간의 도로사용조차 불가능하게 되는 등 엄청난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총연장 280㎞로 89년 착공, 2002년 12월 완공될 예정인 대구춘천간 중앙고속도로만 보더라도 현재 대구안동구간은 개통, 안동제천은 공사중, 제천원주는 개통, 원주홍천은 공사중, 홍천춘천은 개통돼 있다. 이처럼 고속도로 공사가 토막토막 이루어지는 바람에 개통된 구간조차도 도로이용효율성이 극히 낮아 쓸모가 없다. 결국 이 도로는 완전 개통될때까지는 제대로 도로의 구실을 할 수 없어 막대한 돈이 장기간 잠겨버린 꼴이 됐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각 지역주민의 성급한 욕구에 맞추려다보니 「공평성」을 기하기 위해 각 도별로 한 곳씩 나누어 착공하는 바람에 이런 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천목포간 서해안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인천안중구간은 개통, 안중당진은 2000년, 당진서천은 2001년, 서천군산은 다음달 개통된다. 군산무안은 2001년까지 기다려야하고 무안목포는 최근 개통됐다.
도로건설과정에서 분산투자도 문제다. 건교부에 따르면 계속사업을 포함, 올해 고속도로 건설사업만 무려 31개에 이른다. 총사업비는 무려 28조원에 달하고 올해 예산만 2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예산이 사용되면서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우선순위별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요구나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무작정 사업부터 벌인 뒤 예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게다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각각 국도, 지방도 등의 공사를 추진, 중복투자로 인한 낭비도 만만치 않다.
건교부 관계자는 『서해안·중앙고속도로 모두 건설효율성 측면에서 볼때 형편없다』며 『그러나 효율성을 내세우면 지역주민이나 국회의원의 등쌀에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교통개발연구원 황상규(黃常圭) 책임연구원은 『사업을 집중해야 공기를 단축하고 사업비도 줄일 수 있는데도 정치논리에 밀려 도로사업이 대부분 엉망이 됐다』며 『객관적인 투자우선순위에 따라 도로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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