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윈스키와의 성관계등 빌 클린턴 대통령의 스캔들을 4년간 파헤쳐온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10일 의회에 제출됨으로써 미국정계는 큰 풍랑에 휩쓸리고 있다. 국제적 금융위기로 어느 때보다도 미국의 지도력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위험까지 우려해야 할 정치적 궁지에 몰린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 일지라도 엄격하게 법의 지배를 받는 미국사회의 단면을 세계가 지켜 보고 있다.위기가 올 때마다 여론조사에서의 높은 지지율과 부인 힐러리 여사의 구출작전에 힘입어 교묘히 빠져나갔던 클린턴도 이번엔 특별검사의 끈질긴 추적 앞에 두손을 들게 됐다. 특별검사 보고서에는 그의 위증과 사법방해 등 탄핵 사유가 될만한 내용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미국의회가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권력공백의 혼란을 초래하는 결정을 내릴지는 의문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민주 양당의 선거전략은 물론 2000년 대통령선거 전략등 정치적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민주당 지도자를 상대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사과와 함께 탄핵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의 리더십은 미국의회의 특별검사 보고서 심의·처리과정에서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클린턴스캔들 조사를 보면서 권력은 물론 여론에도 굴하지 않는 준엄한 법의 집행이 미국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활력소임을 보게 된다. 더구나 특별검사를 임명한 사람은 바로 클린턴의 참모인 제닛 리노 법무장관이었다. 그런데도 스타 특별검사는 클린턴부부의 공격과 여론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사를 마무리짓고 이제 판단을 의회로 넘긴 것이다. 법과 정치가 뒤범벅이 되어 혼란스러운 요즘 우리의 사정정국에 하나의 큰 교훈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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