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재단·사정하다 변고” 폭언/국민회의 격앙 “명예훼손 법적 대응”/한나라 완곡 사과후 “與서 빌미” 역공11일 한나라당의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비상대책회의에서 쏟아진 원색적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비방발언이 정국경색의 또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묵과할 수 없다』며 사법대응에 착수해 정국이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전말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수석부총무는 『김대중대통령이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기는 등 거짓말을 너무 잘해 김홍신(金洪信) 의원이 말한 「공업용 미싱」이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또다시 「미싱」을 끄집어 냈다. 또 『아태재단은 아태가 아니라 화투판의 아도재단』이라며 『아도재단이 받은 수천억원은 모두 정치자금으로 들어갔으며, 지난해 재단 후원금 130억원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77세나 되는 분이 사정, 사정하는 데 그러다가 내년에 혹시 변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외설적인 저질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 백승홍(白承弘) 의원은 『편안한 삶을 바라는 4,000만 국민들은 김대통령이 하루속히 하야(下野)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외 지구당 위원장의 말도 이에 못지않게 거칠었다. 정병원(丁炳元) 위원장은 『현 정권은 미치광이 정권』이라고 폭언을 퍼부었고, 김성식(金聖植) 위원장은 『DJ정권이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김대통령도 전직 대통령들처럼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험담을 계속했다.
■국민회의 격앙
국민회의는 이규택의원등의 발언이 전해지자 즉각 율사출신 의원들을 동원,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고소등 법적 대응에 돌입하며 우선 이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키로 결정했다. 조세형(趙世衡) 총재대행은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이같은 저질 발언이 나온 것은 한나라당이 더이상 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분노감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비서실을 통해 내용을 보고받고 직접적인 반응은 삼간채 당차원에서 대응토록 했으나 청와대 비서실은 『정말 막가자는 말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균환(鄭均桓)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대통령의 변고까지 입에 담은 이의원등의 발언은 의원이전에 인간임을 포기한 망동』이라고 격렬히 비난하고 『국회 윤리위에서 이의원의 자질은 물론 의원직 자체를 문제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鄭東泳)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폭언이 터져 나온 현장에 이회창 총재가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며 이총재에게도 화살을 겨냥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이번 사건은 김홍신 의원의 「공업용미싱」발언보다도 죄질이 더 나쁘다』고 말해 대응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반응
한나라당은 『당내 행사의 발언인 만큼 문제삼지 말자』고 파문진화를 시도하면서도 『빌미는 여당에서 제공했다』며 역공태세를 갖췄다. 안상수(安商守) 대변인은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감정이 격해서 그런건 데 웃고 넘어가 달라』며 완곡하게 사과한 뒤 『하지만 우리당 총재를 국세청 사건의 몸통이라고 비난한 게 누구냐』고 되물었다. 이규택 의원도 『편파사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해 조크한 것일 뿐』이라며 『여당은 야당총재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이쪽의 표현이 맘에 안든다고 고발하는 것은 오만불손』이라고 주장했다.<유성식·고태성 기자>유성식·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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