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先지원 後합병’ 계획승인 요청/외환감자 불가능해 강제로는 안돼/주택“당분간 주택금융 역점” 밝혀상업+한일, 하나+보람에 이어 국민+장기신용은행의 짝짓기가 성사됨에 따라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은행들의 향후 생존전략에도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어떤 은행이든 합병선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 남은 은행들은 한결같이 합병을 기피하거나, 「구애의 화살표」가 서로 어긋나고 있어 합병은 당분간 물밑으로 잠복할 것이란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합병의 중심은 조흥 외환 주택
중대형 시중은행중 남은 은행은 조건부승인은행인 조흥 외환과 주택 신한 정도. 그러나 신한은 당분간 합병보다는 자본확충에 주력한다는 방침아래 ▲2,000억원의 유상증자실시 ▲12월중 메릴린치를 주간사, 씨티은행을 예탁기관으로 한 2억달러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 ▲아시아계 은행으로부터 1억달러이상의 「뉴머니」조달등 연내 총 6,000억원 안팎의 증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결국 합병후보로 남은 곳은 조흥 외환 주택 뿐이다.
■다급한 조흥은행의 입장선회
가장 급해진 곳은 조흥은행이다. 조건부승인은행중 상업 한일은 합병을 했고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은행의 3,500억원 투자로 일단 올해 증자이행목표(3,000억원)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선(先)합병, 후(後)외자유치」방침에 따라 그동안 보람 신한 장기신용등과 합병접촉을 벌였던 조흥은행은 파트너들이 모두 이탈하자 「합병이든 외자유치든 서두르지 않는다」는 관망쪽으로 급선회했다. 위성복(魏聖復) 행장은 9일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을 면담, 『이젠 합병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상대찾기가 어렵다. 인력·점포감축, 외자유치등에 총력을 다할테니 시간을 달라』며 「선 정부지원, 후 합병 또는 외자유치」계획승인을 요청했다. 그동안 「눈높이가 너무 높다」며 조흥은행의 합병행보에 불쾌감을 나타냈던 당국도 이에 어느정도 「이해」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 주택의 향배
외환은 코메르츠은행에 손해를 주는 감자가 불가능해 누구도 합병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조흥+외환을 밀어붙일 의사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외환은 현재 코메르츠와 추가증자 및 제2의 합작선유치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아예 합병선상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조흥 외환으로부터 모두 구애의 눈길을 받고 있는 주택은행은 다소 느긋한 입장. 김정태(金正泰) 행장이 『당분간 자신있는 분야(주택금융)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공식표명함에 따라 일반시중은행으로의 변신을 전제로하는 합병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은 변수들
이같은 정황상 추가합병성사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도 더이상 밀어붙이기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다만 합병이 이뤄진다면 조흥은행이 0순위가 될 공산이 크며 파트너는 주택이 가장 유력하다. 또 제일·서울은행중 해외매각을 실패하는 한 곳이 조흥은행과 맺어지는 가능성도 열려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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