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주도 뺏겨 레임덕 가속지난 2주일간 러시아 정국을 혼란에 빠지게 하고 경제를 파탄직전까지 몰고갔던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공산당이 주도하는 의회와의 힘겨루기에서 일단 공산당이 승리한 것으로 말할 수 있다. 특히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선언으로 국민들의 신임을 잃은 옐친은 이번 싸움에서 패배함으로써 정국 장악력 약화와 함께 본격적인 「레임 덕」을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옐친은 그동안 전 총리였던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을 다시 총리로 지명해 자신의 잔여임기를 보장받고 일부 금융·산업자본가들과의 합작을 통한 경제회생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공산당은 이번 기회에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의도하에 체르노미르딘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면서 옐친을 압박해왔다.
공산당은 옐친의 의회해산위협에도 불구, 탄액안을 상정하는 등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또 지난달 23일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의 전격적인 해임에 반발한 개혁파들도 보수성향의 체르노미르딘의 총리인준 반대에 가세했다. 이처럼 정국의 불안속에 루블화의 가치는 연일 폭락했고 국가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자 옐친은 타협책으로 경제를 전혀 모르고 정치적 색채가 없는 프리마코프를 대타로 제시했다고 볼 수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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