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오래 산다. 최근 유엔인구기금(UNFPA)과 대한가족계획협회가 발표한 「98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여성의 평균수명은 76.0세, 남성은 68.8세다. 동갑내기로 결혼했을 경우 여성이 혼자 살아야 할 기간은 7.2년이다. 이론적으로 부부가 끝까지 해로하고 싶다면 일곱살 연하의 남성과 결혼하는 게 좋다. 선진국의 추세도 우리와 비슷하다. 선진국여성의 평균수명은 78.4세로 남성보다 7.8년 더 산다. 장수국가인 일본 역시 여성의 평균수명은 83.8세로 77.1세인 남성보다 오래 산다. 이달말 1만명을 넘게 되는 일본의 100세 이상 노인중 80% 이상이 여성이라는 사실도 재미있다.이유를 추론하는 가설은 많다. 여성은 담배나 술을 적게 하고, 적당한 출산이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든다는 설도 있다. 사회활동을 적게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는 주장도 있다. 여성들은 그 이유를 「스트레스를 더 잘 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남성들은 술과 담배, 혹은 여자로 스트레스를 풀지만 여성들은 주로 「수다」를 떨거나 쇼핑을 하는 방식이다. 2시간씩이나 전화통화를 하고도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자』는 여성들을 남성들은 혐오하지만 이런 방식은 남성의 그것보다 덜 파괴적인 게 사실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98년 연례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질은 174개국중 30위이다. 하지만 전문직 종사율, 의회진출률등을 척도로 산정한 여성능력신장지수(GEM)는 102개국중 83위이다.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나라가 발전하는 것만큼 여성들의 지위도 상승했으면 하는 것이다. 남성박애주의자들은 「그렇게 되면 여자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일찍 죽을 수 있다」고 걱정해줄지 모르지만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평생 놀더니 오래도 산다」는 식의 비난 반, 부러움 반의 장수가 아니다. 도전과 성취는 여성들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남성들이 그런 것처럼.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권력을 틀어 쥐고 있으면 뭐하나. 남성은 여성보다 오래 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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