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른 아크릴화동판화 어긋나면서도 꽉찬 여유『버릴 거 버리고 왔습니다. 버려선 안될 거까지 버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시인 조병화(趙炳華·예술원 회장)씨가 3녀 영(泳·43)씨와 2인전을 가지면서 내놓은 전시의 변(辯)이다. 73년 신문회관 전시를 시작으로 그간 18회의 개인전을 가져 프로 못지 않은 화력을 자랑하는 조병화씨가 시화 30점을, 경희대에서 양화를 전공하고 판화작업을 하고 있는 조영씨가 25점을 냈다. 조병화씨의 그림은 아크릴로 그렸지만 여백의 미가 여운을 남기는 잔잔한 작품. 「아침」 「나의 자화상」에 나타난 붓질이 만만치 않다.
조영씨의 동판화는 목탄으로 그린 드로잉을 연상시킨다. 에칭과 메조틴트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동판화는 주로 철길과 의자 등 생활 속 풍경을 담고 있는데 날카로운 동판의 이미지 대신 목탄의 정겨움이 느껴진다. 때문에 아크릴화와 동판화라는 장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긋나면서도 꽉찬 여유의 미학이 느껴진다. 부녀답다. 21일까지 갤러리 삼성플라자 (0342)7793835.<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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