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 前 대통령도 방문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9일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했다. 노전대통령과 전전대통령은 신임인사 차원의 의례적 방문이었지만, 김전대통령과의 회동은 성격이 달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쌓인 구원(舊怨)해소 여부도 관심거리였고, 여권이 「민주대연합」을 위해 상도동에 해빙의 훈풍을 보내고 있는 시점인지라 두사람간 대화내용도 주목됐다.
이총재를 수행했던 안상수(安商守) 대변인도 방문의 의미에 애써 악센트를 두고 싶어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상도동 방문을 「단순한 예방」이라고 표현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두사람은 배석자를 물리친 채 30여분에 걸쳐 사정정국 등 현 시국전반에 대해 광범위하고도 진지한 의견교환을 했다』고 전했다. 두사람이 입을 닫기로 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상당한 교감이 있었다는 뉘앙스였다. 이총재 역시 독대 뒤 『현 정국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그 점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도동측은 이총재의 방문에 지나친 의미를 두는 시선을 경계했다. 김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우리는 방문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할 입장이 되지 못한다』며 『그쪽에서 그런 식의 의미부여를 했다면 그냥 그런 것으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전직 대통령 순방에 대해선 이총재 진영내 의견대립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순방여부를 결정한 측근회의에선 거의 반반으로 찬반이 엇갈려 몇시간이나 격론을 거듭했다는 전언이다. 그바람에 몇몇 측근들은 방문당일에도 『YS와 만나서 도움될 일이 뭐 있겠느냐』라며 잔뜩 입이 부어있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