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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 기술의 허와 실/김준현(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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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 기술의 허와 실/김준현(발언대)

입력
1998.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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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은 산업경쟁력이고, 산업경쟁력은 얼마나 일류 과학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가에 달려있다. 이렇게 과학기술이 중요하다고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현실에서 당장 효과가 눈에 안보이는 과학기술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우리가 조선말기 근대화 과정에서 주변 열강에 뒤져서 나라를 잃는 고통을 겪었는데, 눈앞에 다가온 기술패권주의 시대에 또다시 뒤지게된다면 그 다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정부는 67년 과학기술처를 창설한 이래 30년간 지속적으로 과학기술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래서 석유화학, 제철, 반도체, 가전, 자동차, 조선 등의 기술에서 상당 수준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또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지난 15년간 3조원이상을 투입하여 과학기술 연구투자비에서 세계 11위의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내실을 들어보면 기술집약적이고 지식집약적인 소위 첨단산업 기술수준은 아직도 요원한 상태이다.

지금은 인재에 대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기존의 주력 산업분야 및 부가가치 높은 정밀 기계, 제약, 생명과학, 정보통신, 환경 등 신산업분야의 집중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국제경쟁력 있는 인재를 선발, 투입하고 계속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학입시와 암기위주의 국가고시 제도의 전면 재검토하고 국제감각을 갖춘 창의적인 전문인력들을 키워 정부 각 부처 및 대기업 간부직에 고루 기용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최고통치권자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하여 과학기술 예산을 예산당국이 심사하기에 앞서 심의조정하고 투자 우선순위 등을 설정하는 제도적 장치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수출을 늘리고 외자유치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분야에 과학마인드가 스며들어 기존 기술을 개량하고, 새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美 뉴욕대 의대 피부생명과학연구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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