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2,000명 대우自 판촉요원 선발/한국 초청 ‘대우맨 만들기’ 마케팅 교육/총 경비 20억원들여 몇배의 광고 효과최근 미국 대학가에는 한국이야기가 화제다. 언론을 통해 비춰진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위기상황이 아니라 직접 보고 겪은 한국의 저력과 한국자동차의 미래가 이야기의 주제다. 한국의 존재자체에도 무관심했던 미국대학생들에게 불어닥친 「코리아 선풍」은 대우자동차가 최근 「디스커버 대우(대우 발견)」라는 이름으로 실시한 특이한 마케팅의 결과다.
「디스커버 대우」는 미 전역 400여개 대학에서 선발된 대학생들을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에 직접 초청하는 프로그램. 이 행사는 선발과정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대우차의 미국 판촉요원인 「캠퍼스 어드바이저」로 선발되면 한국을 5박6일동안 무료로 방문할 수 있고 옵션(선택사양)이 많이 달린 대우차를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차문화에 익숙하지만 비싼차를 살 수 없고 마침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2,000여명을 뽑는 모집과정에서 수만명이 몰리는 성황은 당연했다.
공짜여행과 싼 차구입의 특전정도로 생각했던 미국학생들의 생각은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대우그룹 용인연수원의 오리엔테이션과 대우자동차의 군산공장 창원공장, 대우중공업의 옥포조선소, 대우전자의 구미공장등 산업현장방문, 유적탐방순으로 이뤄진 방한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대우 세계경영의 실체를 엿보게 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옥포조선소의 위용에 굉장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고 석굴암의 부처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는 광고로 익숙한 대우의 로고송을 불러 동승한 승객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던 군산공장 시승행사에서는 90%이상이 구매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교포2세로 7일 귀국한 수전 리(스탠포드대1년·19)씨는 『대체로 일제소형차에 익숙한 미국대학생들에게 직접 공장까지 둘러보고 살 수 있는 차라는 점에서 굉장히 어필하는 것같다』면서 『파는 것은 물론 사정이 허락한다면 직접 사겠다』고 밝혔다.
6월15일부터 12차례에 걸쳐 실시된 디스커버 대우를 거쳐간 미국 대학생은 2,000여명. 교포2,3세 학생도 있었지만 대부분 초행길이었던 참가자들은 한국얘기와 자신이 직접 둘러본 공장, 자동차를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역할을 자진해서 맡고 있다. 이 행사를 진행한 (주)대우 자동차수출부문의 오동근(吳東根) 대리는 『참가자들로부터 언제 또 하느냐는 문의에서부터 길거리농구개최등 마켓팅아이디어들이 E메일로 매일 산더미처럼 들어온다』고 밝혔다.
「디스커버 대우」는 자동차업계의 숙원인 미국진출을 앞두고 통념을 깬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딜러위주의 관행과 대대적인 광고 대신 소형차 주소비층이며 아직 개방적 생각을 지닌 대학생층을 일점돌파하자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수백억원을 웃도는 광고비 대신 프로그램의 경비는 20억원에 불과했다』며 『김우중(金宇中) 회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로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결과는 한국과 대우의 이미지제고는 물론 제품판매까지 연결되는 윈윈게임』이라고 밝혔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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