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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500㎞ ‘나는 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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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500㎞ ‘나는 배’ 나온다

입력
1998.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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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揚力 이용 수면위 5m이내 부상/1인용 ‘갈매기호’ 시험항주 성공/5년내 대형 여객선 목표그리스신화에서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떨어져 죽은 이카루스의 꿈은 비행기의 발명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제 배를 수면 위, 열차를 철로 위로 띄우는 연구가 국내에서도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4일 한국기계연구원은 1인승 익선(翼船·위그선)「갈매기」호의 시험항주에 성공했다. 익선이란 수면에서 5m이내로 떠서 고속선보다 빠르게 「나는」배다. 길이 8m, 무게 1톤 규모의 갈매기호는 수면 위로 5cm를 떠서 시험항주를 마쳤다. 구 소련이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한 익선은 76년 서방의 레이더에 포착돼 「바다의 괴물」로 불렸다. 당시 기술로는 배가 아무리 빨라도 시속 550㎞로 항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배를 수면 위로 띄울 경우 마찰저항은 기존선박의 1,000분의 1로 줄어든다. 그만큼 작은 힘으로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런데 배는 어떻게 날 수 있을까.

■커브볼

투수가 공을 던질때 역회전을 걸면 공끝이 살아 타자 앞에서 솟구친다. 역회전하면서 날아가는 공 위의 공기흐름은 회전방향과 같아서 속도가 빠르고, 공 아래의 공기는 회전방향과 반대여서 속도가 느리다. 속도가 빠르면 공기밀도, 즉 압력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공은 자연히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즉 위로 힘을 받게 되는데 이것이 양력(揚力)이다. 양력 덕분에 투수 선동렬은 멋진 커브를 던질 수 있고 골퍼 박세리도 탄도 중간에 솟구치는 긴 샷을 날릴 수 있다.

■비행기

양력은 비행기가 나는 기본원리.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면 날개 위·아래를 스쳐가는 공기는 날개의 굽은 모양에 의해 다른 속도를 내고 커브볼과 같은 원리로 양력을 받는다. 여름날이면 비행기는 활주로를 더 오래 달려야 한다. 태양복사열로 아스팔트에 김이 날 정도면 지표쪽(날개 아래) 기압이 떨어진다. 때문에 B747­400같은 초대형여객기는 평소보다 두 배 정도 긴 2.7∼3㎞는 달려야 이륙할만한 양력이 발생한다. 또 화물무게도 줄여야 한다. 따라서 항공사들은 하루 수천만원의 손해를 보기도 한다. 간혹 강한 양력을 견디지 못해 배가 전복되거나 비행기 날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나기도 한다.

■익선

익선도 양력의 힘을 이용해 뜬다. 그런데 날개가 수면 가까이 있으면 날개 밑의 공기가 갇히는 현상(해면효과)이 일어나 양력은 2배로 커진다. 사람이나 화물을 더 많이 태우고 실을 수 있다는 뜻. 그래서 익선은 비행기 못지않게 빠른 속도를 내면서 수송비는 항공기의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기계연구원은 먼저 시속 100∼200㎞의 20인승 위그여객선을 실용화한 후 5년내 시속 300∼500㎞의 초대형 위그여객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배가 완성되면 인천에서 제주까지 뱃길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양력은 꿈의 세계가 아니라 실행활에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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