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전국에서 국제적 문화행사가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문화단체 등이 의욕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각종 국제행사는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특성을 세계에 보여주고, 각국의 예술적 자양을 흡수하여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풍부하게 가꿔가는 축제다. 이 국제행사들은 한국의 문화 이미지를 높여줄 뿐 아니라, 경제난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관광산업을 진흥시키는 좋은 기회가 된다.현재 서울 대학로에서는 98서울국제연극제(10월15일까지)가 열리고 있고, 경기 과천에서는 세계마당극큰잔치(11∼20일)가 펼쳐져 가을철 나들이와 자녀교육에 유익한 기회를 제공한다. 경주에서는 세계 4대 문명에 한국과 마야·잉카문명이 비교되는 98경주세계문화엑스포(11일∼11월10일)가 개최되고, 부산에선 41개국의 영화가 참가하는 부산국제영화제(24일∼10월1일)가 열려 각국의 팬을 설레게 한다. 또 전남 목포에서는 국내외 민족극 17편이 선보이는 전국민족극한마당(13∼27일)이 준비되고 있다.
이달부터는 김대중 대통령이 출연하는 관광홍보 광고물이 해외에서 방영되는 등 정부는 관광에 관해 매우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관광공사가 지난 봄 「쇼핑은 두 배로, 경비는 반으로」 등의 문구를 내걸고 홍보를 편 결과 일본·홍콩관광객은 지난 7월 한달 동안 37만명이 내한, 전년동기 보다 8.2%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주변경쟁국인 홍콩 싱가포르 대만을 찾은 관광객이 16∼40%나 감소한 점과 대비할 때 우리의 관광입국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지금은 우리 주변국이 모두 관광산업에 경쟁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즈찐청(紫禁城)에서 열리고 있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은 문화행사를 관광과 연결시켜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예다. 세계적 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중국의 대표적 영화감독 장이모(張藝謀)가 총감독을 맡은 이 오페라는 공연기간인 5일부터 13일까지 매일 3,500석 모두가 매진됐다. 관객 중 95% 이상은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중국을 찾은 외국인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 통계에 따르면 60년대 이래 관광산업은 다른 부문 보다 두 배나 빠른 성장을 보여왔다. 관광은 95년 기준으로 세계전체 고용인구의 10.9%를 차지하고 있으며 21세기에는 단일산업으로는 최대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관광은 건강한 레저와 함께 볼거리·즐길거리로서 문화가 그 내용을 알차게 채워주어야 한다. 각종 국제문화축제가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결실로 마무리되도록 문화관광부와 외교통상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보다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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