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의 이면(裏面)은 표면보다 더욱 적나라하고 원색적인 여야간의 상호 비방으로 뜨겁게 달궈져 있다. 대표적인 게 여야의 영수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총재를 겨냥한 공격.여권 인사들은 이총재를 『정치 아마추어』 『지독한 엘리트주의자』로 폄하하고 심지어 『쪼다』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총재는 민주화와 나라 건설에 삽자루 한 번 안 잡아보고 평생 양지만 좇아다닌 인물』이라며 『중앙선관위원장때 국회에서 한 번 크게 혼난 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많이 컸다』고 비하했다. 서상목(徐相穆) 의원의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임명에 대해서는 『이회창식 오기 정치의 전형』이라는 평가가 나오더니 급기야 『(이총재가)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니까 대선에서도 떨어졌지』라는 얘기로까지 비약했다.
이에비해 한나라당 인사들에게 김대통령은 그냥 「김대중」이다. 김대통령이 가장 싫어한다는 『DJ나 YS나 똑같다』는 악담은 이미 오래전에 일반화했다. 『시집살이로 고생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더 고약하게 군다더니 야당을 해 본 DJ가 더 독하게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우리더러 국가기관을 동원했다는데 대통령의 돈을 받은 것보다 더 큰 국가기관 동원이 어디 있느냐』는 등의 공격이 터져 나온다. 이총재의 측근들은 『여권이 우리에게 이렇게 빨리 총구를 겨눌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사정정국의 주요 당사자들을 겨냥한 험담도 대단하다. 여권에서는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사건」과 관련된 한 소환대상 의원을 『선비같은 얼굴을 앞에 내세워 뒤에서는 온갖 호박씨를 다 깐 전형적인 사기꾼』이라고 악평한다.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측은 국민회의의 한 고위당직자에 대해 『청와대와 다른 뜻을 펴면 밀려날까 두려워 DJ 홍위병의 제1선에 나선 사람』이라고 악담한다.<신효섭 기자>신효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