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진대회 재정난 이유 올스톱 상태/지망생들 1년 준비 물거품/취업 기회도 없어져 허탈올해는 소프트웨어 개발전문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우울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매년 전문가를 위한 등용문이나 마찬가지였던 소프트웨어 경진대회가 모두 취소된 것이 그 이유다.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들이 기업홍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실시하던 소프트웨어 경진대회가 올해는 재정난을 이유로 한건도 열리지 않는다. 삼성SDS는 10년동안 매년 10월 실시하던 「명인한마당」대회를 올해 돌연 취소했다. 약 10억원의 소요경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격년제로 운영할 방침이나 내년 개최여부까지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취소된 셈이다.
현대정보기술도 매년 9월 실시하던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올해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마찬가지로 4억원의 경비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업체도 경기가 좋아지면 재개할 방침이지만 언제 열릴 지 기약이 없다.
LG그룹 역시 가정용 및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발굴하던 「멀티미디어 공모전」을 지난해 일찌감치 취소했다.
이들 대회는 단순히 실력을 겨루는 장이 아니라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어 예비개발자들에게는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여겨져 왔다. 대회를 개최하는 기업들이 우수 개발인력을 경쟁업체보다 우선 확보하겠다는 욕심으로 채용까지 겸해서 실시해 왔던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대회 수상자들을 100% 채용했으며 대회참가자 가운데 상당수를 삼성소프트웨어멤버쉽 회원으로 등록시켰다. 현대도 마찬가지. 대회 수상자들에게 채용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현대전자, 현대정보기술 등 관련기업에서 우선 채용하고 있다. LG그룹도 대부분의 수상자들을 LG소프트, LG전자 등 관련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대회취소는 대회에 모든 것을 걸고 1년동안 준비해온 예비개발자들에게 실력발휘와 취업의 기회를 동시에 빼앗는 셈이어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대회참가를 준비해 온 김모(21)씨는 『모든 대회가 돌연 취소돼 1년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개발자들에게 대회수상실적은 취업에 필요한 중요한 경력이 되므로 기업에서 개최가 힘들면 정부에서라도 기회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최연진 기자>최연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