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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사회편견 없어야 재활가능/폐쇄된 공간에선 치유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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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사회편견 없어야 재활가능/폐쇄된 공간에선 치유 힘들어

입력
1998.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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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향상에 초점 맞춰야정신과의사는 다른 분야의 의사와 달리 병을 고치는 일 외에도 색다른 일을 하게 된다. 바로 사회적 편견과의 싸움이다. 정신장애인들이 제 발로 병원에 찾아와 『정신에 이상이 있는 것같으니 고쳐 달라』고 간청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다수 환자들은 병원에 오는 것을 거부해 가족들이 억지로 끌고 오게 된다. 이 때문에 의사가 원하는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환자들은 왜 정신과에 오는 것을 싫어하고 치료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주된 것은 일반인이나 사회의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다. 한 마디로 정신장애인은 이질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혐오감을 주고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인간이라고 낙인을 찍는 것이다. 환자 자신이 병자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 때문에 정신과의사에겐 역사적으로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는 역할 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을 제거하는데 앞장설 의무가 부여돼 왔다. 또 환자나 가족들이 치료에 따른 수치심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했다. 물론 치료 후에도 정신장애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낙인을 극복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재활훈련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다. 결국 정신과의사가 수행하는 치료는 닫힌 진료실의 반듯한 책상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증상이 치유된 환자가 사회의 편견 탓에 다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폐쇄된 공간에 재수용되면서 삶의 질이 형편없이 낮아지는 것을 그대로 방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최근 정신과치료의 목표는 정신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치료된 뒤에도 여전히 집에 혼자 있으면서 삶의 보람이나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진정한 회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경기 용인 양지파인리조트에선 정신장애인들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캠프가 국내 최초로 열렸다. 아주대병원이 주관한 캠프에는 경인지역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정신장애인등 250여명이 참여, 요리대회 웅변대회 캠프파이어 마라톤대회등 지역사회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함성과 질서가 있었고 사랑과 희망, 값진 체험의 교훈도 있었다. 누가 정신장애인이고 누가 자원봉사자인지, 누가 편견의 희생자이며 누가 편견을 부추긴 사람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정신과 치료 및 재활은 마땅히 정신장애인이 생활하는 지역사회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 치유의 기준은 삶의 질이 중심이 돼야 한다. 우리 사회가 조그만 편견을 두려워하지 않는, 서로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건강성을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하겠다.<이호영 객원편집위원·아주대의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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