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민주화 경력갖고 독재” 항전 독려/의총 “단식·의원사퇴”등 투쟁론 일색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대여(對與) 「결사항전」의 깃발을 치켜들었다. 이총재는 7일 의원총회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취임 6개월간 한 일이라곤 삼권분립 파괴와 야당의원 빼가기, 그리고 표적사정 뿐』이라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십자가를 질테니, 모두 힘을 보태달라』고 불퇴전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김대통령은 민주화 투쟁경력 하나만 갖고 과거 군사정권에 못지 않은 독재를 하고 있다』며 『이런 나라가 어디 또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여권이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이총재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사정의 칼날이 마침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그는 직감한 듯 했다.
이총재는 이어 『아예 여당으로 넘어가든지, 그렇지 않고 남겠다면 죽을 각오로 싸우자』고 말했다. 『떠날 사람은 떠나라』는 공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제는 더이상 화합이라는 「공허한」 구호에 매달려 탈당의원들에 연연할 여유가 없다는 인식의 반영이다.
발언에 나선 의원들도 여권의 정치권 사정과 정계개편을 원색적으로 성토하며 강경대응을 다짐해 의총은 내내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일부 의원은 단식농성, 의원직 사퇴 등 극한 투쟁을 주장, 여권의 압박에 대한 한나라당의 위기감이 극점에 다다랐음을 느끼게 했다. 조금씩은 있게 마련인 온건론이 설 자리는 전혀 없었다.
박희태(朴熺太) 총무는 『현 집권세력은 표독했던 군사정권에서도 볼 수 없던 야당파괴 말살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미 정치가 실종되고 여당이 야당을 파괴대상으로 생각하는 마당에 의원신분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의원직 총사퇴를 거론했다.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우리는 주인이 먹고 싶을 때 한 마리씩 꺼내 먹을 수 있는 닭장속 닭의 신세와 같다』면서 『우리에게는 한데 뭉쳐 여권과 한판 붙는 것외에는 살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여당에 입당한 과거 우리당 의원의 개인 비리와 약점을 공개하자』고 탈당의원들을 비난한 뒤 장외투쟁에 나설 것을 제의했다. 이어 박관용(朴寬用) 의원은 『무자비한 정치에는 무자비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총재를 중심으로 단합해 투쟁전열을 정비하자』고 호소했다.
이에앞서 동아그룹 비자금 수수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백남치(白南治)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대가성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고, 대선자금 관련 소환대상자인 서상목(徐相穆) 의원은 성명을 통해 『특별검사제 도입을 통한 공정수사가 보장되지 않는 한 소환에 불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성식·김성호 기자>유성식·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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