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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은 소중하다/에블린 도먼(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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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은 소중하다/에블린 도먼(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8.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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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근현대사를 지나면서 엄청난 사상적 질곡과 불행한 전쟁을 경험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들은 잘 이해한다면 소중한 자양분이 되어서 앞으로의 한국의 역사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왜곡되게 알고 있거나 잘못된 편견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 앞으로도 한국 역사의 시련은 계속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고 한국 근현대사의 고통을 승화해낼 수 있는 사람만이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진정한 한국인이 될 것이다.북한은 최근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이면서도 남한으로 잠수함을 침투시킨다든지 태평양으로 미사일 발사를 시험한다든지 하여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보수층들이 다시 경직되어 가고 있고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도 공격받기 쉬운 위치에 서게 되었다. 한국의 보수층들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서 우려하면서 햇볕정책에 수정을 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북한의 지배층이 바라는 바일지도 모르며 또한 위험한 발상이다. 역사적으로 예를 들어 말해보겠다. 해방후 상대적으로 정통성이 취약했던 이승만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서 북한은 조국해방전쟁이라는 명목하에 힘으로 한국전쟁을 감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엇인가. 미국과 친일파들의 물리력을 기반으로 성립했던 이승만정권이 점차 쓰러져가고 있었을 때 한국전쟁은 역설적으로 이승만정권에게 힘을 주지 않았던가.

마찬가지로 지금 역사적으로 비효율성이 증명된 북한의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비록 그들은 정반대로 생각할 지라도 바로 한국의 보수층이다. 즉 북한에 대한 보수층의 적대감이 북한 지배층에게 힘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사랑할 수 없는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비난에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가는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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