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대학서 2년간 교양 이수/3학년때 전공 교차지원 가능우여곡절 끝에 6일 마련된 서울대 구조조정안의 핵심은 의학계열 전문대학원설치와 단일 학부대학 및 학부내 광역전공 교차지원 등 세가지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과열입시를 없애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과 학문발전이라는 대학내 여론을 그런대로 담고 있어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입시정책에 커다란 변화는 물론 서울대의 국제경쟁력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교육부도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의학 등 일부 인기학과의 학사과정을 없애기로 한 것은 무시험전형제 도입과 함께 교육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수용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과외열풍을 부추기는데 중요 역할을 해온 법대와 의대 경영대 등 이른바 인기학과의 신입생을 학부과정에서 별도로 뽑지 않거나 아예 학부를 폐지하고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키로 한 것은 입시전쟁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강광하(姜光夏) 기획실장은 『법대나 의대 경영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학부대학에서 2년간 기초교양과목을 이수하도록 학제를 변경, 시험공부에만 매달렸던 예비 법조인과 의사 경영인 등이 폭넓은 인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단일 학부대학을 설치, 전공 교차지원을 허용함으로써 대학교육이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대학에만 들어오면 책을 손에서 놓는 풍토도 사라질 것으로 교육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안이 인기학과 경쟁을 없애더라도 서울대 들어가기 경쟁에서 비롯된 「일류대 병」을 사라지게 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연세대 주인기(朱仁基) 교무처장은 『구조조정안이 서울대 위주의 입시문제 해결에는 커다란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절반의 개혁』이라고 평가하면서 『단 고교생들의 선택범위와 수학 기회를 넓혀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도 『과열입시현상은 어느정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전공선택시나 전문대학원 입학시 또다른 경쟁을 불러 일으켜 결국 입시경쟁 시간의 유예효과 밖에 얻지 못하고 수요에 비해 과다한 고급인력 공급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일부 단과대의 구조조정안에 대한 불만이 가라앉지 않아 앞으로 공청회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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