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남 총리 내각지휘 책임,외무상엔 베일싸인 백남순/혁명원로세대 대부분 2선후퇴북한 최고인민회의의 국가지도기관 선출 내용을 보면, 국방·공안 분야에서는 신진기용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대신 내각에서는 행정전문 관료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혁명원로세대는 대부분 2선으로 후퇴했다.
관심사였던 인민무력부장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조명록(趙明祿)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이 국방위원회 1부위원장에 기용된 것으로 미루어 사실상 인민무력부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예상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또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 1부부장과 이용무(李用茂) 교통위원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발탁됐고 김영춘(金英春) 총참모장도 국방위원에 올랐다. 특히 북한 언론에서 최근 활동상이 자주 부각된 이용무 신임 국방위 부위원장은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을 역임한 군 장성으로 이번에 총정치국장, 또는 국가안전보위부장 겸임설이 나오고 있다.
김일성(金日成) 사후 김정일체제를 뒷받침해온 이들이 국방위원회 진입을 통해 명실상부하게 「제 위치」를 부여받았다는 평이다. 혁명 1세대 백학림(白鶴林) 사회안전부장은 최고인민회의 법제위원장도 겸임하게 돼 일각의 숙청대상설을 일축했다.
최고인민회의 내부에서는 김영남(金永南) 상임위원장, 내각에서는 홍성남(洪成南) 총리와 백남순(白南淳) 외무상, 강정모(姜正模) 무역상 등의 기용이 눈에 띈다. 최고인민회의 의장에서 양형섭(楊亨燮)이 퇴진하고 그 자리에 최태복(崔泰福) 당 교육비서가 선출된 것도 특기 사항.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조약의 비준·폐기, 대사의 임명 및 소환 등 기존의 주석 권한을 이양받아 상당 부분 북한 정권의 얼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강석주(姜錫柱) 전 외교부 1부부장에 밀릴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오랜 외교 경력으로 의전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남 위원장은 김일성종합대를 거쳐 모스크바대에 유학한 뒤 당 국제부장과 정무원 부총리, 외교부장 등을 역임했다.
강성산(姜成山) 전 총리의 와병 이후 총리대리를 맡아온 홍성남 총리는 테크노크라트 내각의 지휘 적임자로 평가된 듯 하다. 그 역시 김일성종합대학과 프라하 공대를 거친 전문 경제·기술관료 출신이다. 중공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북한 권력기관의 자리 이동이 심했던 70년대에 정무원 부총리와 국가계획위원장을 맡아 북한 경제의 틀을 잡았다.
백남순 외무상은 74년에 주폴란드대사와 제9기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역임한 것외에는 이렇다할 직책이 없어 베일에 싸인 인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조평통 서기국장 출신으로 남북회담에도 수차례 참석해온 대남 전문가 백남준(白南俊)과 동일인물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외경제위 부위원장에서 무역상으로 발탁된 강정모는 80년대부터 최근까지 구동독 구소련 베트남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무역대표단장으로 파견돼 경제외교를 펼쳤던 무역통이다. 당과 김정일이 대남 경협 업무를 직접 관장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종전에 대남 경협까지 수행했던 대외경제위와 달리 무역성은 대남 부문을 제외한 무역 업무에 치중할 것 같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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