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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화재 유실 막아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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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화재 유실 막아야(社說)

입력
1998.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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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문화재 대량 밀반입 사건으로 몇해전부터 소문으로만 떠돌던 밀수의 진상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남북을 막론하고 보호받아야 할 민족공동의 문화유산이 조직 밀매단에 의해 대량으로 훼손·망실되고 있는 심각한 실정이 드러난 것이다. 먼저 고미술업계의 얼굴격인 한국고미술협회장과 부회장이 직접 북한문화재를 밀반입하고, 이 중 백자대첩 등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일본으로 밀반출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IMF 경제난 극복을 위해 모두 땀을 흘리고 있는 터에 귀중한 외화를 유출시킨 점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이다. 그 동안 진품, 가품을 막론하고 다량의 북한문화재가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1,000만달러 이상이 빠져나가 외화난을 가중시킨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북쪽의 궁핍한 경제사정을 악용한 남쪽의 비뚤어진 골동품 열기가 민족문화유산을 회복 불가능하게 파괴시키고 있는 점이다. 조직 밀매단이 북한 내 유적지 도굴을 부추기는 바람에 진품 고려청자등 문화재 150여점이 무차별 밀매되면서 훼손됐다고 한다.

문화재는 정확한 출토지를 알아야 학문적 연구가 가능하고 가치도 인정받는데, 밀매로 인해 이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문화재는 일단 망실(亡失)되면 재생이나 회수가 불가능하다. 더구나 우리 문화재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침과 약탈, 내란으로 인한 파손 등으로 양이 풍부하지 않다. 특히 북한지역에는 고구려 고려 발해 등 북방문화의 유산이 집중되어 있어 역사연구 면에서도 매우 소중하다. 당국은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밀매단이 브로커를 상주시키고 있다는 옌지(延吉)등의 문화재 유출루트를 차단해야 한다. 중국을 통해 밀수된 북한문화재는 대개 국내 재력가에게 흘러들어가지만, 다시 밀반출돼 일본인 손에 넘어가기도 한다. 북한문화재 밀매사건은 남한의 골동품 열기가 부추긴 탓도 있지만, 북한 당국이 외화획득을 위해 문화재를 조직적으로 밀매한다는 소문이 중국교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왔다.

근래 우리 역사학자나 고미술학자 등이 남북한 공동으로 문화재를 연구하자는 제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 보존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더 이상의 문화재 훼손을 막기 위해 공동연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중국도 가입해 있는 유네스코 같은 국제기구에 북한문화재 밀매방지를 제안하는 방법도 추진할 만하다. 북한문화재 밀매입은 문화파괴 행위이며, 밀수출은 민족의 유산을 파는 행위임을 깊이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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