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통치’ 마감 최고지도자 등장/공석 要職 20여곳 친정체제 구축할듯5일 소집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김정일(金正日)이 주석에 선출되면 북한은 마침내 「김정일 시대」의 개막과 「제2의 북한 건국」을 내외에 공식화하게 된다.
94년 김일성(金日成) 사망 이후 북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해온 김정일은 지난해 10월 당 총비서직에 오른 데 이어 이날 주석직에 추대됨으로써 명실공히 북한 최고지도자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
과도기적 「유훈통치」시대를 마감하고 최고인민회의와 당중앙위원회가 제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즉 북한 정치체제의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김정일은 나아가 김일성으로부터 당총비서직에 이어 주석직까지 승계함으로써 구 공산권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부자 권력세습」을 완성하게 된다.
김정일은 국가수반인 주석에 취임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게 된다. 따라서 「얼굴없는 통치자」를 계속 고집하기는 어렵게 되었고, 그런만큼 김정일이 직접 대외관계의 전면에 얼굴을 내미는 경우가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경제난 식량난 등 국내적인 어려움에 대한 책임을 김정일이 보다 직접적으로 부담하게 된다는 측면도 있다.
김정일의 주석취임과 함께 그동안 공석이었던 국가 주요직책에 대한 충원작업도 마무리 될 전망이다. 주석직과 함께 공석이던 요직은 인민무력부장과 정무원총리, 황장엽(黃長燁)씨의 망명에 따른 당 국제담당비서, 중앙군사위원장, 국가안전보위부장, 최고검찰소소장 등 약 20여개 자리이다.
김정일로서는 우리의 조각에 가까운 대폭적인 인사개편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경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하루 전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 당·정·군의 주요 요직 및 인사개편 내용을 결정했던 만큼 4일 전원회의가 개최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결국 5일을 기점으로 「김일성 공화국」에서 「김정일 공화국」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나 김정일 공화국의 전도는 예상하기가 쉽지않다. 김정일은 다만 경제난 타개와 내부통제의 2가지 목적달성을 위해 벼랑끝 외교전술을 줄기차게 구사, 서방세계와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한동안 계속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핵카드」와 「미사일카드」는 김정일의 뒷짐에 감춰진 최대의 협상무기이며, 31일의 대포동미사일발사 시험은 김정일시대의 개막을 대외에 과시하는 신호탄이었다고 할 수 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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