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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도 換亂 먹구름/콜롬비아 페소貨 9% 전격 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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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도 換亂 먹구름/콜롬비아 페소貨 9% 전격 절하

입력
1998.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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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기꾼에 무릎 충격/베네수엘라·브라질도 절하 도미노 영향권/자본구조열악 더 문제남미 경제붕괴의 신호탄인가? 콜롬비아가 2일 자국통화인 페소화 평가절하조치를 전격 발표하자 남미가 동아시아, 러시아에 이어 세번째 환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겔 우루티아 콜롬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페소화 가치를 9% 평가절하한다』며 『이 조치는 최소한 1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페소화의 대 달러화 연동폭은 종전 14%에서 23%로 확대됐고, 연동상한선도 1,443.82 페소에서 1,573.75 로 높아졌다. 그는 이같은 조치의 배경에 대해 『세계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자국통화의 압력을 덜기 위해』라는 설명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남미 외환위기의 도미노현상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으로 보고 있다.

콜롬비아는 페소화 가치하락을 막기 위해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보유외환중 2억1,700만달러를 쏟아붓는 대대적인 시장개입을 해왔으나, 떨어지는 페소화를 방어해 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54%에 달하는 인플레에도 불구, 환율만은 손대지 않았던 콜롬비아 당국도 결국 환투기꾼앞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사실 콜롬비아의 이번 평가절하조치는 인접국가인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의 불안정한 외환시장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7월이후 30% 이상 폭락한 세계유가시장 붕괴로 달러벌이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남미 최대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이로 인해 1년동안 70억달러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국통화인 볼리바르의 연동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남미지역경제의 맹주 브라질도 상황은 비슷하다. 달러화와 연계돼 있는 헤알화의 가치가 과대포장돼 있어 조만간 평가절하조치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체수출액의 3배에 달하는 외채,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러시아(6%)보다 높은 재정적자도 브라질 경제를 가로막는 암초들이다. 남미전체로는 지난 1년동안 전체 주식시가의 40%가량이 폭락했다.

칠레 중앙은행은 이날 콜롬비아의 평가절하조치 발표 직후 1억1,000만달러를 자국통화방어를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동유럽, 심지어 러시아보다 열악한 자본구조를 갖고 있는 남미경제가 과연 어떤 해법을 따를 지 주목된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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