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짜도 많다(문화재 불법·탈법 비상: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짜도 많다(문화재 불법·탈법 비상:중)

입력
1998.09.04 00:00
0 0

◎고서화 수백년전 종이사용 변조/전문가 20여명 철저히 주문제조/허위감정·컬러복사 수법 갖가지/역사왜곡시켜 밀반입보다 심각가짜문화재가 양산되고 있다. 문화재비리는 북한문화재 밀반입등 유통차원을 넘어 「가짜 생산」으로까지 발전했다. 가짜문화재 문제는 역사왜곡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밀반출입과는 비교될 수 없다.

대표적인 가짜문화재는 92년 9월4일 국보 제274호로 지정됐다가 96년 8월 지정해제된 「귀함별황자총통(龜艦別黃字銃筒)」. 92년 8월 해군이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인양했다고 발표한 총통은 주조연대가 명확하고 거북선 존재사실을 밝혀주는 귀함(龜艦) 명문(銘文)이 있어 국보로 지정됐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 총통은 충무공해전유물조사단장이 조작해 바다에 넣은 것으로 밝혀져 문화재지정 절차와 과정에 대한 전면 개혁을 가져왔다.

최근엔 「춘추(春秋)」를 판각해 찍은 보물 제1208호 춘추경좌씨전구해(春秋經左氏傳句解)의 발문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덕(德)자 위에 광(光)자를 쓴 한지를 붙여 선덕(宣德) 6년(1431년)인 간행시기를 선광(宣光) 6년(1376년)으로 변조했던 것이다.

가짜문화재는 주로 전문가 20여명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서화는 서울 C씨와 K씨, 도자기류는 서울 J씨, 토기류는 경주 K씨, 석조물은 천안 Y씨, 금속류는 대구 L씨가 최고라고 소문나 있다. 60% 가량이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골동품상의 요구에 따라 철저히 「주문생산」을 한다. 이들은 절대로 유통과정에 나서지 않으며 거래는 점조직으로 이루어진다. 당연히 밝혀내기가 어렵다.

가짜문화재의 60∼70%는 고서화. 특히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1897∼1972)등 유명화가의 작품에 많다. 고서화 변조는 원작제작 시기의 종이를 구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전문가 10여명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300여년 전의 종이까지 구해와 쓰고 있다.

모조품을 사포질(도자기류)하거나 땅에 묻고(도자기·금속류) 녹슬게 해(금속류) 「세월의 흔적」을 입히는 것은 고전적 방법. 최근에는 문화재급 도자기에 명문이나 무늬를 그려넣고 유약을 바른 뒤 구워내 가치를 뻥튀기하는 수법도 나왔다. 한지는 덧붙여도 시간이 지나면 섬유조직이 합성돼 표시가 나지 않는 점을 이용한 전적류 「덧붙이기」도 성행한다. 배접한 작품은 밑 종이에 원작이 그대로 배어나는 것을 이용, 원작과 종이를 분리해 두 개의 작품을 만드는 「나누기식」위조도 많다. 아예 위조지폐를 만들 때처럼 컬러복사기를 활용한 「복사」 위조까지 시도되고 있다.

이번 북한문화재 밀반입사건에서는 허위감정이라는 수법이 등장했다. 김종춘(金種春·49) 한국고미술협회장은 감정위원에게 부탁, 중국모조품 「금동역사상」에 대한 진품감정서를 발급받아 유통시켰다. 김창균(金昶均·전 김포공항 문화재감정관) 문화재전문위원은 『유통중인 골동품 가운데 7∼10%는 위조전문가들이 만든 가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