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동 1호로 기술 축적 美 알래스카 등 사정권/대포동 2호 개발 박차/ICBM보유땐 군사 강국으로 급부상미국은 북한이 일단 대포동(大浦洞) 1호 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에 고무돼 사정거리 4,000∼6,000㎞의 대포동 2호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대포동 2호는 미국의 알래스카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서쪽으로 1,000㎞지역의 도서들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는 ICBM급 미사일. 이 경우 북한은 한반도를 초월한 군사강국으로 부상한다. 핵 5대강국을 제외하고 ICBM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가 될 수 있다.
대포동 2호는 대포동 1호의 추진연료와 항법장치, 탄두분리기술 등을 더욱 발전시킨 것이다. 1단계 로켓은 중국이 70년대 개발한 CSS3과 비슷하며 2단계 로켓은 노동1호나 중국의 M11미사일을 변형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ICBM급 미사일 개발을 위해 구소련과 러시아, 중국등으로부터 상당한 기술을 도입했으며 자체적으로 몸체 디자인과 연료개발을 한 것으로 서방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북한이 정교한 ICBM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고추진력의 확보, 재돌입 로켓의 설계, 단계별로 원활히 작동하며 대기권 재돌입이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부분의 시스템화 작업이 필요하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핵 및 화학·생물학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하려면 약 10∼1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포동 1호는 이미 시험발사에 성공해 실전배치는 2000∼2002년에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포동 2호도 내년이나 2000년에 시험발사될 것으로 예상돼 북한이 ICBM을 보유하는 시기는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다.
북한은 93년 5월 사정거리 1,000㎞의 노동 1호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97년 실전배치했다. 모델은 소련이 50년대 개발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SSN4, SSN5와 중국이 60년대 개발한 CSS2미사일. 북한은 노동 1호에 상업용 지표위치확인시스템(GPS)을 개조해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동 1호는 노동 1호를 발전시킨 2단계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 1단계 로켓은 노동1호를, 2단계 로켓은 스커드 B미사일 또는 중국제 M11미사일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대포동 1호의 몸체는 무게를 가볍게 하고 공기저항에 따른 마찰열을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의 합금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며 탄두부에 관성항법장치(INS)를 장착했으며 마하 3의 속도로 포물선 궤도로 지상에서 발사돼 300㎞이상 대기권 밖으로 비행한다.<이장훈 기자>이장훈>
◎불쾌한 中/사전·사후 아무통보 못받아 김정일 내달 訪中 어려울듯
북한의 유일한 「후견국」인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불쾌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첸지천(錢其琛) 부총리는 1일 일본의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전총리와 오오시마 히로히코(大島宏彦) 주니치(中日)신문사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사전 통보도 사후 설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북조선의 미사일 발사는 전쟁발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힘을 과시해 새 지도자의 선출을 경축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방자오(朱邦造)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관계되는 나라나 기관이 대화를 통해 말끔히 마무리짓기를 바란다』고만 논평했다.
이 말들을 종합해 보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일정한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밤과 1일 아침사이 중국 신화통신과 CC TV는 일본 방송과 서방통신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북한의 미사일발사 사실을 짤막하게 보도하면서 일본 정부가 항의했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베이징(北京)외교가에선 이같은 분위기로 미루어 국가주석에 취임후 김정일(金正日)이 10월께 중국을 방문하리라던 관측이 『10월에는 어렵다』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일본이 미사일 발사문제를 유엔 안보리 무대로 가져갈 경우 중국의 최종적 입장정리가 관심거리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열받은 美/하원위원장과 면담파기이어 北,고위급회담도 일방 취소
『본인은 오늘(1일)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식량지원 문제를 포함해 핵 및 미사일 이슈 등 양자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그들(북한)은 면담을 취소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것도 두차례씩이나』
준비한 성명을 읽어 내려가는 벤저민 길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 있었다.
일개 차관에 불과한 김부부장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거물」인 자신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데 대해 분통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1일 북미고위급 회담이 열릴 예정인 뉴욕의 유엔주재 미 대표부에서 북한 대표단과 면담을 갖기로 사전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의 말은 북한 성토 일색으로 이어졌다. 핵재개발 의혹이 있는 지하 시설을 건설하지 않나, 예고없이 남의 영토를 넘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나, 도대체 믿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래도 자신이 식량지원 문제에 관심을 갖는 등 북한에 대해 동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북한 기아 실태를 파악할 의회조사단을 보내기도 했다. 호의를 저버린 북한에 대한 그의 실망감은 커 보였다.
앞으로 대북 문제와 관련한 미 의회의 협력은 더욱 어려워질 예감이다.
황당하기는 북미고위급회담의 미 대표단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9시 시작예정인 회담에 앞서 8시30분부터 기다리고 있었지만 오후 7시가 넘도록 북대표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날 회담(지난달 31일)에서는 2시간 지각했던 북대표단이다. 당초 고위급회담을 이날 마무리할 생각이었던 미 대표단은 회담을 3일 갖자는 북측의 뒤늦은 전화에 일단 워싱턴으로 철수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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