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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과 금강산 관광(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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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과 금강산 관광(社說)

입력
1998.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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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안정을 뒤흔든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 후 미국과 일본은 대책마련에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유독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만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 정부는 미사일과 관련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히고 금강산관광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지경이다.미사일과 관광은 정반대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미사일이 현대전의 상징이라면 관광은 바로 평화로운 삶의 상징이다. 미사일이 나는 상황에서 관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시험은 동북아 안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태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금강산관광을 강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의문을 뒷받침하듯 북한은 『남한당국은 금강산 관광사업에 끼여들 그 어떤 명분도 체면도 없다』면서 한국정부에 일절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은 치외법권적인 존재가 아닐뿐더러 정부가 국민의 안전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어처구니 없게도 북한은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한국정부를 배제하려 하고 있다.

북한도 이번에 미사일 시험을 하면서 금강산관광 중지등 한국과 미국 일본이 보일 반응을 철저히 검토했을 것이다. 반발과 압력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시험을 강행한 것은 그들의 처지가 절박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그들의 결의는 단호했을 것이다.

북한의 결의가 단호했다면 우리의 대처도 그만큼 빈틈없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애써 우리의 대북정책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북한의 잠수함 및 잠수정침투사건, 영변지하핵시설 의혹, 그리고 이번 미사일사건도 그러하다. 「북한포용」이란 명분으로 모든 것을 녹여 흘려버리려는 경향이 보인다.

이러다가 우리의 안보태세가 해이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햇볕론」도 철저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해야 힘이 실린다. 우리가 금강산관광이나 하고 안방에서 북한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는 사이에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며 오판할까 두렵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한 마당에 우리는 아직도 사정거리 180㎞ 미사일개발에 묶여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나 국민이나 북한의 미사일시험이 갖는 의미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금강산관광을 재검토하는 한편 이번 기회에 우리의 안보태세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국민들도 북한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금강산관광 꿈으로 들떠 있을 때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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