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재,친위대 전진배치 ‘强野’ 의지/비주류측 강한 불만 ‘뒷감당’ 우려도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2일 당직개편을 통해 던진 메시지는 두가지다. 첫째는 『내 방식대로 당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결코 여권의 압박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확고한 리더십의 토대위에 「강성(强性)야당」을 지향하는 그의 구상을 현실로 옮긴 셈이다.
이총재는 특히 『뒷감당이 되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 대선자금 문제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서상목(徐相穆)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발탁함으로써 「사정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서의원이 사법처리되거나 소속의원에 대한 「표적사정」이 계속될 경우 전면전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새로 임명된 주요 당직자들은 그야말로 「이회창 맨」일색이다. 신경식(辛卿植) 사무총장, 서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후보비서실장과 선대위 기획본부장을 각각 맡았던 핵심 측근이며, 변정일(邊精一) 총재비서실장은 대선 당시 직계사단인 「7인방」중 한 사람이다. 안상수(安商守) 대변인 역시 초·재선그룹의 대표적 이회창계 인사.
나머지 당직자들도 이총재의 경선승리에 나름대로 기여한 범(汎)이회창계로 분류된다. 결국 이총재와 당권경쟁을 벌였던 타 계파측 의원은 단 한 명도 당직을 맡지 못했다. 이는 당운영의 효율성과 정체성 확립을 중시하는 「이회창식」 리더십의 단면을 보여준다.
당연히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 전 부총재와 서청원(徐淸源) 전 사무총장 등 비주류 진영은 첫 「이회창 인사」에 대해 『나갈테면 나가라는 얘기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총재는 부총재단 구성과정에서 「화합」을 도모한다는 복안이지만, 비주류의 「소외감」은 향후 일부 의원의 탈당 또는 이총재에 대한 견제움직임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더욱이 이총재가 지금처럼 첨예한 여야 대립국면에서 「실수」를 범할 경우 이들의 반격은 한층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당직개편은 당안팎의 위험부담을 동시에 안고가는 이총재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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