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도 15㎝’ 美 KH11 사방 15㎝ 크기 물체식별/지하·물속 투시 힘들어도 차번호 알아낼수도/내년발사 국산 실용위성 ‘아리랑1호’ 해상도는 10m지난 달 31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대포동1호는 94년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미국의 첩보위성에 의해서다. 영변에 건설중인 지하시설이 핵시설일지 모른다는 외신보도 역시 첩보위성을 근거로 걸었다. 「피스메이커」라는 영화를 보면 핵무기를 탈취한 트럭이 다른 차량보다 바삐 움직이는 영상을 위성을 통해 감시하며 추적한다. 과연 첩보위성은 전능한 감시자인가. 차량의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는 설이 사실일까.
위성의 해상도(解像度)는 군사기밀이지만 현재 운용되고 있는 미국 첩보위성 KH11은 해상도 15㎝로 알려져 있다.
해상도 1m가 사방 1m 크기의 물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니 해상도 15㎝면 차량종류는 물론 위장물과 자연물까지 구별할 수 있다. 15㎝ 해상도를 처음 내놓은 것이 60년대 중반 발사된 KH8(암호명 갬빗·선수(先手)라는 뜻)이고 보면 차량번호 식별도 불가능하진 않다는 게 국내 연구자들의 추정이다.
KH11이 탑재한 카메라 렌즈는 직경 2.3m. 나사의 허블천체망원경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도도 정지위성(3만6,000㎞)과 비교하면 물론이거니와 저궤도위성 중에서도 낮은 300㎞에서 출발한다.
고도가 낮으면 위성의 속도가 떨어지기 쉬워 추진연료가 필요하다. 카메라등 기기의 비중도 크다. 그래서 위성의 무게는 13톤, 크기도 높이 19m 직경 3m에 이른다. 우리나라에는 첩보위성이 없다. 통신위성 무궁화, 과학위성 우리별을 쏘아올렸고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1호가 이 달말 조립을 마치고 내년 8월께 발사될 예정이다.
고도 685㎞ 상공에서 남북으로 지구를 하루 14바퀴 도는 아리랑1호는 한반도와 해양관측, 한반도 지도제작, 과학실험이 목적이다. 위성에 탑재한 해상도 10m의 전자광학카메라(EOC)도 우리 기술로는 큰 의의를 갖는데 아리랑2호는 해상도를 1m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미국정부가 해상도 1m를 군사적 목적 이외의 민간위성에 개방한 것은 94년의 일이다.
510㎏ 중형위성(수명 3년)인 아리랑1호의 제작비는 1,000억원짜리. 개발비까지 2,000억원이 들었으니 KH11같은 메머드급 위성의 비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83년 KH프로그램의 개발비는 10억달러나 된다.
그러나 아무리 시력이 좋아도 지하나 수중까지 꿰뚫어 보기는 어렵다. 전자파카메라는 투시가 가능하지만 구름을 투과, 날씨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정도다. 방사능물질을 검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지상에서 진행중인 건설과정을 판독, 시설용도를 추정할 뿐이다.
결국 아무리 성능좋은 감시카메라도 사람의 눈이 곁들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셈이다.<김희원 기자>김희원>
◎미국 첩보위성 개발사
58년 코로나/디스커버러 시리즈로 출발했다. 괄목할만한 카메라시스템은 62년 KH4. KH라는 위성이름은 열쇠구멍(Keyhole)이라는 카메라이름을 딴 것.
63∼67년 발사된 KH7은 해상도가 0.5m로 진정한 의미의 근접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 KH7은 137㎞까지 고도를 낮춰 단 5일의 짧은 생을 날았다.
영국의 무기연감 「제인스 웨폰」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KH11 2∼3기와 KH11 개선판(KH12로 추정) 2기, 라크로스 레이더위성을 운영중이다.
최근엔 장거리 휴대전화 등의 전파자료를 도청할 수 있는 위성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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